어떤 장군이 있었습니다.
장군의 부인은
새 옷을 마다하고 낡은 옷만 고집하는 남편의 버릇을
늘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욕을 마친 장군이 옷을 가져오라고 하자
부인은 일부러 새 옷을 내주었습니다.
장군이 크게 화를 내며 헌 옷을 가져오라고 하자
부인은 할 수 없이 헌 옷을 가져다주며 말했습니다.
"새 옷이 낡아서 헌 옷이 되는 것입니다.
아니면 도대체 어떻게 헌 옷이 되겠습니까?"
중국 남조(南朝)시대
송(宋)나라의 유의경(劉義慶)이 엮은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실린
진(晉)나라의 장군 환충(桓沖)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환충은 부인의 말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새 옷을 입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환충의 이런 일화에서
'의불경신하유이고(衣不經新何由而故)'
즉, '옷이 새 것을 거치지 않고
어찌 낡을 수 있겠는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넓게 해석해 보자면
과거 없는 현재는 없다는 말도 될 수 있겠는데요.
내가 어제 한 일에
오늘의 나는 책임이 없다는
속 편한 시간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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