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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따라 하는 벌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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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따라 하는 벌레가 있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74>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사람이
이상한 병에 걸렸습니다.
입을 열어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면
뱃속에서 똑같은 말과 소리가 나는 병이었습니다.
많은 의사들을 만나 봤지만
병은 낫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 의사를 만났는데
그 의사는 그의 병이
뱃속에 살면서 사람의 소리를 따라 내는
'응성충(應聲蟲)'이란 벌레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약이나 치료법은 모른다고 하면서
다만 자신이 지은 책에
세상의 모든 약재가 다 실려 있으니
그 약재의 이름들을 하나씩 읽다 보면
벌레가 싫어하는 약 이름이 나올 것이고
그 약 이름이 바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이 의사의 말대로
약 이름을 읽어 내려갔는데
'뇌환(雷丸)'이라는 약 이름을 읽자
벌레가 따라 하지 못했고
그 약 이름을 처방으로 하여
응성충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당(唐)나라 때 유속(劉餗)이라는 사람이 지은
'수당가화(隋唐嘉話)'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자기주장이나 주관 없이
남의 생각이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사람을 칭하는
'응성충(應聲蟲)'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응성충'을 본 일은 없으나
배 안에 분명 '응성충'을 키우고 있음직한 사람은
많이 보이니
그 벌레의 존재가 꼭 허구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뇌환'이라는 버섯이
'응성충'을 박멸하지는 못한다는 것인데요.
혹시 '응성충'이 뱃속에 자라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사람이라면
다른 해결책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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