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영어 몰입교육계획을 번복하는 등 혼선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29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일제히 '훈수'를 두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교육 정책에 반발하는 교육계를 '현실안주'라며 비판했고 <중앙일보>는 인도인 교사를 활용하자는 제안을 내놓는가 하면 <조선일보>는 '의사표현 능력을 높이겠다고 역공격을 했더라면'이라고 충고했다.
<동아>, "교육계 반발은 현실안주"
이들 가운데서도 <동아일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 신문는 29일 "교육계, 영어교육 개혁 '준비 부족'만 되뇔 건가'라는 사설을 내 "새 정부가 내놓은 초중고교 쇄신 계획에 교육계는 부정적이다"라며 "선진국 수준의 영어 공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새 정부의 야심찬 계획이 당장 교육계의 벽에 가로막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교원들은 교원평가제와 학교정보 공개 정책에도 매번 '준비 부족'을 들고 나온다. 교원들의 현실 안주가 매번 교육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며 이명박식 영어교육정책에 대한 교육 현장의 반발을 교원의 '자기보전' 때문인 것으로 치부했다.
이 신문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실력을 갖춘 교사가 부족하면 비(非) 교사 집단에서라도 찾아봐야 한다"면서 "영어교육강화는 세계적 추세다. 우리도 차일피일 미룰 수만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날 보도에서도 "영어교육 개혁 공감하지만…혼란 없게 해달라 / '영어 몰입교육' 등 일부 보도에 학부모-교사 갈팡질팡"이라는 기사를 내 '영어 몰입교육' 논란이 인수위 차원의 혼선이 아닌 일부 추측 보도 탓인 것으로 돌렸다.
이 신문은 "인수위가 농어촌 고교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영어 몰입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보도된 지 4일 만에 실시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일선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모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썼다.
지난 22일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대입 자율화 로드맵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일반과목도 영어수업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해 '영어 몰입교육' 시행 의지를 밝혔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 <중앙>, "준비된 교사만 있으면 된다"
한편 이날 <중앙일보>는 <동아일보>와 같은 맥락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소 특이한 제안을 내놨다. 이 신문은 이훈범 정치부문 차장이 쓴 '시시각각'이라는 칼럼에서 인도 교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신문은 "(여건이) 어렵다고 무작정 내버려둘 순 없다, 언제까지 '가르칠 사람이 없어 안된다'는 말만 되풀히고 있을 거냐"며 "(인도인 강사와 같은) 준비된 인력을 수입해 수렁 속 우리 영어교육에 돌파구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 무엇보다 값이 싸다는 게 장점"이라고 제안했다.
<조선일보>는 '영어 몰입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서울 용화여고의 사례를 들어 "문제는 교사 확보…채용 기준 개방을"이라는 기사를 내 "준비된 교사만 있으면 학생들은 쉽게 적응한다"는 주장을 전했다. 또 이 신문은 "'영어맘'들 '실용영어 우리에게 맡겨라'"라는 기사를 내 인수위가 밝힌 영어보조교사 채용 제안을 뒷받침했다.
이 신문은 강경희 파리특파원이 쓴 '동서남북'이라는 칼럼에서는 이명박 인수위의 영어 교육 정책에 대해 "의욕은 넘치나 아쉬움이 많은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이라고 평가하면서 "영어에 앞서 국어와 역사 수업부터 책 많이 읽히고 글로도 말로도 많이 표현할 줄 아는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역공격을 했더라면"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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