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장군들이 모여 수군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왕은 곁에 있던 신하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신하는
왕이 평소에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벼슬을 주고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는 죄를 씌워 처벌했기 때문에
혹시 자기들도 벌을 받을까 두려워
반역을 꾀하려는 장군들로 보인다고 대답했습니다.
왕이 놀라며
그 신하에게 대처할 방법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신하는 왕에게
다른 사람들이 왕이 가장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장군이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그야 옹치(雍齒) 장군이 아니겠소?"
왕이 말했습니다.
이에 신하가 말했습니다.
"그럼 어서 옹치에게 높은 벼슬을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다른 자들이 모두
'옹치까지 벼슬을 한다면야......'하고 안심하며
반역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기(史記) 유후세가(留候世家)에 나오는
한(漢)나라의 고조 유방(劉邦)과
그의 책사였던 장량(張良)의 이야기입니다.
유방은 장량의 말에 따라
옹치에게 후(侯)라는 높은 벼슬을 주어
여러 신하들을 안심시켰고
장군들의 반란도 막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옹치봉후(雍齒封侯)'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싫은 사람까지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얄팍한 처세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싫은 사람도 포용해야 한다는
인생살이의 지혜로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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