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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몸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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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몸을 떠나지 않는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67>

큰 뜻을 품고 세상을 바꾸려고 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고
오히려 가는 곳마다 권력자들로부터 핍박을 받던
어떤 학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학자는 제자들과 쉬다가
한 어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부는
학자가 어질고 좋은 뜻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부가 범상한 사람이 아님을 깨달은 학자는
어부에게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습니다.
어부는 학자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옛날에 자기 그림자와 발자국을 싫어하던 사람이
그림자와 발자국으로부터 달아나려고
들판을 내달렸습니다.
하지만 빨리 뛰면 뛸수록
그림자는 빨리 따라오고
발자국은 많아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느리게 뛰었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쉬지 않고 뛰다가 결국 힘이 다해 죽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은 그늘 속에서 쉬면 그림자가 사라지고
가만히 있으면 발자국도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지요.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장자(莊子)' 어부(漁父)편에 실린 이야기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학자는 공자(孔子)입니다.
장자는 어부의 입을 빌려 공자에게
어려움의 원인을 밖에서 찾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치라고 충고합니다.
물론 장자가 공자를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 낸
허구이지만
이 이야기로부터
근본적인 문제를 찾지 못하면
결국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음을 이르는
'영불리신(影不離身)'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내가 세상과 남들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결국은 내 '그림자'가 아닌지
되새겨 보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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