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키우며 살던 농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돼지 중 한 마리가 새끼를 낳았는데
머리가 온통 흰색이었습니다.
머리 흰 돼지는
그 지방에서는 처음 보는 귀한 것이어서
농부는 그것을 왕에게 바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흰 돼지를 끌고
왕이 사는 곳으로 의기양양하게 가던 농부는
황하 부근의 하동(河東) 지방에 이르러
그 곳의 돼지들이 모두 머리가 하얀 것을 보았습니다.
그제야 시골 농부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닫고
돼지를 끌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후한(後漢)의 건국에 여러 가지 공을 세운
팽총(彭寵)이라는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세운 공만 믿고
교만하게 행동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공에 비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흰 머리의 돼지를 귀하다고 생각했던
요동 지방의 농부에 대한 이야기는
그런 팽총의 행동을 경계하기 위해
주부(朱浮)라는 사람이
그에게 편지를 보내 한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남이 보기에는 대단치 않은 것을
자기 혼자서만 특별하게 여겨 뻐김을 가리키는
'요동지시(遼東之豕)'라는 말이 나왔는데요.본 것이 적고 생각도 짧은데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많다면
자연히 그 마음에 살고 있는
'머리 흰 돼지'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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