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주택담보부실 사태 등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경기부양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영국의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양정책과 관련해 모든 대안을 검토 중이지만, 오는 28일 국정연설까지는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고, 미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부시 대통령은 4일 백악관에서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시장 실무그룹회의를 열어, 경제난 타개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이 금융시장 실무그룹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매달 한 번 씩 열리는 금융시장 실무그룹회의는 통상적으로 재무장관이 회의를 관장한 뒤, 대통령에게는 그 결과만 설명해왔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직접 이 회의를 주재한 뒤 폴슨 장관, 버냉키 의장, 콕스 위원장 등 미국 경제 수뇌들과 공동으로 회견할 예정이다.
감세 정책 등 경기부양책 발표 예상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이례적 행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미국의 신용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새해 벽두부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하고, 각종 경제지표들마저 경고음을 울리는 수치를 잇따라 내보이자 부시 대통령이 직접 팔을 걷어부쳐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국민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오히려 시장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7일에도 시카고에서 재계 지도자들을 만난 뒤 경제문제에 대한 연설을 할 예정이며, 폴슨 장관은 같은 날 뉴욕에서 금융시장 현황에 대한 정부 방침을 설명하는 등 당면 경제난 타개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28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은 임기 마지막 해로는 전례 없이 경제에 치중하는 국정 기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내놓을 경기부양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감세정책이 포함될 것만은 확실시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경기부양책을 명분으로 자신이 줄곧 주장해온 기존 감세정책의 영구화를 관철함으로써 임기 중 두드러진 업적으로 남기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경제전문가들이 경기부양을 위한 감세정책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바니 프랭크 하원 금융위원장도 경기부양책 검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주장하는 등 분위기 조성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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