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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기를 앓는 사람의 고름을 빨아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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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기를 앓는 사람의 고름을 빨아 주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64>

전쟁터에서 다리에 종기가 나 고생을 하던
병사가 있었습니다.
군대를 지휘하던 장군이 이 말을 듣고
그 병사의 종기에 든 고름을 자기 입으로 빨아내고
약을 발라 치료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병사의 어머니가
큰 소리로 통곡하였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이웃 사람이
장군이 아들의 종기를 빨아 치료해 주었다면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할 일인데
왜 우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예전에도 바로 그 장군이
내 남편의 종기를 빨아 주었습니다.
내 남편은 그 일에 감격해
전쟁에 나가 물러서지 않고 싸우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이제 다시 내 아들이 같은 일을 겪었으니
그 애도 언제 죽을지 몰라 우는 것입니다."

사기(史記)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겉으로만 보자면
부하를 사랑했던 장군과
그런 사랑에 목숨으로 보답한 병사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겉보기와는 다른 목적이 있는 선행을
경계하는 데 흔히 쓰이고 있습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장군이
출세를 위해서라면 자기 부인도 죽일 정도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오기(吳起)라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로부터
순수하지 않은 선행을 이르는
'연저지인(吮疽之仁)'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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