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은 매일 힘들게 일하고
밤에는 피곤함에 지쳐 쓰러져 자곤 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머슴을 위로하자
머슴이 말했습니다.
"인생에는 낮과 밤이 있습니다.
나는 낮에는 남의 머슴으로 죽도록 고생하지만
밤이 되면 한 나라의 왕이 되어
즐겁게 지냅니다.
그래서 크게 원망하며 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의 주인은
밤만 되면 이상하게도 남의 머슴이 되어
힘들게 일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날마다 꾸는 악몽에 몸과 마음이 지친 그는
어느 날 친구에게 그 일을 상의했습니다.
그의 친구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네는 남부럽지 않은 돈과 지위를 갖고 있네.
그러니 밤에 꿈을 꿀 때
남의 하인이 되어 괴롭게 일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깨어 있을 때와 꿈꿀 때 모두 편안함을 누린다면
더 이상한 일이 아니겠나?"
열자(列子) 주목왕편(周穆王扁)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깨어 있을 때나 꿈꿀 때나
모두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한쪽을 채우려면
다른 한쪽은 꼭 비워야 하는 것이
인생인 모양입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머슴과 주인처럼 말이지요.
이 이야기에서
인생의 부귀영화와 고뇌는
머슴의 꿈과 같다는 뜻을 지닌
'역부몽(役夫夢)'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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