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자이툰 부대의 파견연장 동의안을 통과시킨 28일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를 알리는 전광판에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 의원의 이름이 '하얀색'으로 표시됐다. 불참 표시다.
유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신당 지도부가 파병안 반대 당론을 재확인하기 위해 소집한 의총에는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는 초선 의원들을 향해 "지도부가 사퇴하지 않는 것은 대안마련을 위한 것이지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지도부를 감싸기도 했다.
그러나 유 의원이 불참한 채 치러진 파병 연장안이 찬성 146명, 반대 104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됨으로써 반대 당론을 강제한 지도부의 리더십은 치명타를 입게 됐다. 141명의 신당 의원 중 113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그 중 16명이 찬성, 5명이 기권을 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92명으로 전체의 5분의 3만 당론을 따른 셈이다.
유 의원의 불참에 대해 의원실 보좌관은 "오래 전부터 예정된 중요한 일이 있어서 의총이 끝나고 대구에 갔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오는 4월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중진인 장영달 의원 역시 의총에는 참석했지만 본회의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진표 정책위의장과 김성곤 국방위원장 이름에도 '하얀색' 불이 들어왔다.
신당에서 파병 연장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모두 16명이었다. 이 중 13명(김명자, 박상돈, 오제세, 유재건, 유필우, 안영근, 서재관, 심재덕, 이시종, 정의용, 조성태, 채수찬, 홍창선)이 2004년 연말 열린우리당 내에 조직됐던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출신이었다.
열린우리당 내 '보수파'로 분류됐던 '안개모'는 신당 창당 과정에서 사실상 해산된 상태지만 이번 표결을 통해 '보이지 않는 멤버십'을 드러낸 것이다.
그 외에도 김종률, 변재일, 조경태 의원이 파병 연장에 찬성했다.
표결 뒤 "대통합민주신당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병연장동의안 부결에 실패했다"고 한 최재성 원내대변인의 말이 머쓱해 보였다.
다른 당에서는 '역 반란표'도 있었다. 민주당은 찬성 당론을 정했지만 손봉숙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당론을 정한 민주노동당은 불참한 권영길 의원을 제외한 8명의 의원들이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유일하게 고진화 의원이 파병에 반대표를 던졌다. 전날 파병 연장 반대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던 배일도 의원은 본회의에 불참했다. 대신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곽성문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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