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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부활할까?…태국 신구 세력 투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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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신 부활할까?…태국 신구 세력 투쟁 재점화

'국민의 힘' 과반 의석 확보시 귀국 시도할 듯

23일 태국에서 치러진 총선에서 탁신 치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국민의 힘'(PPP) 당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작년 9월 쿠테다 발발 이후 군부의 약속대로 첫 총선이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정치적 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탁신당', 예상 뒤엎고 과반 의석 확보할까

태국의 두싯 라자밧 대학 부설 여론조사 연구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실시된 총선 출구조사 결과 PPP가 총 480개 하원 의석(전국구 80석) 가운데 절반 이상인 256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투표 종료 직후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반(反) 탁신 계열의 민주당은 162석을 차지하는데 그치고 나머지 62석은 군소정당의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결과는 선거 직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PPP가 최소 160석 최대 200석을 확보해 제1당이 되지만 과반수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당이 없을 경우 탁신 정부 5년간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과 PPP가 각자 자신들이 중심이 된 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태국의 어섬프션 대학 부설 에이백 여론조사 연구소는 이날 PPP가 202석을 차지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 최종 결과가 나와야 PPP의 과반 확보 여부를 알 수 있음을 시사했다.

PPP는 탁신이 창당한 '타이 락 타이'(TRT) 당이 선거부정을 이유로 지난 5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정당 해체 명령을 받은 뒤 탁신 계열의 정치인들이 세운 신당이다.
▲ 태국 전역에서 23일 총선이 실시됐다. ⓒ로이터=뉴시스

정치적 혼미 계속…또 다른 쿠데타 부를 듯

현 과도정부에서 부총리로 있는 손티 분야랏클린 장군은 22일 "왕정에 충성스러운 좋은 후보를 뽑아달라"고 촉구하면서도 선거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PPP가 정권을 잡을 경우 군부가 또 다시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군부는 이번 선거에서 또 다시 등장한 선거 부정 의혹을 내세워 PPP의 승리를 부정할 가능성이 있다.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160여 건의 선거 부정 의혹을 접수한 상태다.

태국에서는 투표일 전날 밤을 "개가 컹컹거리는 밤"이라고 부른다. 이는 각 당의 선거운동원들이 야심한 밤을 틈타 농촌지역 유권자들의 집을 방문해 돈봉투를 돌리는 것을 뜻하는 말로 이번 선거에서도 고질적인 매표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또한 PPP가 과반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연정 구성을 적극 주도함으로써 '탁신당'의 부활을 저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양 세력은 이번 선거가 자신들의 패배로 끝날 경우 거대한 거리 시위가 있을 것이라고 못 박았었다. 이는 연정 구성 과정에서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예고하는 한편, 군부가 또 다시 정치에 개입할 명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태국에서는 1932년 입헌군주정 성립 이후 75년간 총 18차례의 쿠데타가 있었다.

<로이터> 통신은 어느 한 쪽이 단독 혹은 연정을 통해 집권을 하더라도 1년 이상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태국의 어떤 문제도 풀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 영국에 머물며 프로축구 맨체스터시티를 사들인 탁신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 앞서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탁신 귀국도 변수…"근본적인 투쟁 계속"

탁신 전 총리의 귀국 시도도 정국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머물다가 쿠데타를 맞은 탁신은 귀국을 포기하고 영국 런던으로 피신해 1년 3개월째 머물고 있다.

그러나 사막 순다라벳 PPP 총재는 정당 창립 직후부터 PPP는 탁신의 정책 노선을 계승할 것이며 총선에서 승리하면 자신은 총리직에 오르고 탁신은 자당의 경제고문으로 위촉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영국에서 프로축구구단 맨체스터 시티를 운영하고 있는 탁신은 올 초 "정치인으로서 나의 경력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그의 고문 변호사는 "탁신이 총선 후 귀국해 PPP의 경제고문으로 추대될 것"이라고 말해 PPP가 압승할 경우 탁신의 귀국 시도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선거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상대방의 패배 시인은 없을 것이고 정국의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태국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투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계인 탁신은 정보통신기업의 오너로 벌어들인 수십억 달러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해 2001년 총리에 올랐다.

탁신은 총리 시절 농민들과 도시 서민들에게 값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며 대중들의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탁신의 정책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며 그가 추진한 개혁 역시 신자유주의적인 것이었다는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그에게는 또한 부패 혐의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그러나 방콕 추라롱코른 대학의 국제안보연구소장인 시티난 퐁수드히라크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농촌 주민들이 깨어나면서 태국은 변화하고 있고 전환하고 있다"며 "그 힘은 탁신 쪽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쿠데타 이후의 상황을 보면 "기득권층은 새 시대의 새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킬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 세력은 탁신 일가의 부패를 추궁했으나 법정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또한 분열된 국민들을 통합시키기 위해 군부 세력이 내놓은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고, 군부는 그저 탁신의 부활을 막는 데에만 심혈을 기울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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