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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게 가죽을 달라고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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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에게 가죽을 달라고 하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61>

가죽 옷과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귀한 가죽 옷을 얻기 위해
여우를 찾아가 가죽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여우들은 깊은 산속으로 숨어 버렸습니다.
또 맛있는 음식을 얻기 위해
양을 찾아가 고기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양들은 모두 숲속으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결국 그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여우 가죽을 구하지 못했고
5년이 지나도 양고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공자(孔子)는 자신의 고향인 노(魯)나라에서
벼슬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노나라 왕은 좌구명(左丘明)이라는 학자에게
공자의 문제를 당시 권력을 장악하고 있던
노나라 유력 가문의 사람들과 상의하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좌구명은
그들과 공자의 문제를 상의하는 것은
마치 '여우에게 가죽을 달라고 하고,
양에게 고기를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답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공자가 개혁의 대상으로 생각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좌구명이 왕에게 해 준 이 이야기로부터
상대방의 이해와 상충하는 일은
여우에게 가죽을 달라는 것처럼 도모하기 어렵다는 뜻의
'여호모피(與狐謀皮)'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후에 여우가 호랑이로 바뀌어
지금은 '여호모피(與虎謀皮)'로 흔히 쓰이고 있습니다.
자기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남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한심한 정치인들이 늘 하는 짓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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