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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오염, 기름보다 온실가스가 더 무섭다

美 국립해양청 "북태평양 바닷물 산성화 이미 심각"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서해안 어장이 황폐화됐다. 개펄에 스며든 기름은 인위적으로 제거하기도 힘들어 최소 100년이 지나야 자연 정화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은 기름 뿐만이 아니다. 바로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의 대형 신문체인 '맥클래치'에서 발행하는 <맥클래치신문(McClatchy Newspapers)>은 16일(현지시간)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거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전세계 기후변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경고보다 더 심각한 온실가스 효과가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바다는 전세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3분의 1 정도를 흡수한다는 점에서 온실가스의 대책 수단으로 여겨져 왔는데, 오히려 온실가스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네덜란드 환경장관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자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로이터=뉴시스

온실가스에 의한 바닷물의 산성화 진행중

바로 온실가스에 의한 바닷물의 산성화다. 바닷물에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점점 더 많이 녹아들어가면서 산성화가 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플랑크톤에서부터 고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바다 생물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경고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부가 있는 국립해양기후청(NAOO)은 산업혁명 초기에 비해 바다의 산성화는 30%가 증가했으며, 21세기 말에는 150%가 증가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전세계 바다 중에서도 미국 서부에 접한 북태평양이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전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기로 한 '발리 로드맵'이 간신히 채택됐지만, 온실가스 세계 최대 배출국인 미국의 소극적 태도는 여전히 비난을 받고 있는데, 미국의 서부 연안과 가까운 바다에 심각한 산성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태평양의 산성화가 가장 심한 이유는 이곳이 해류 순환의 종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심해에서 흐르는 해류가 북태평양에서 일단 해수면 쪽으로 올라온 뒤 다시 북태평양의 심해에서 해류가 이동하는 식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북태평양은 북대서양에 비해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10% 정도 더 많다는 것이다.

NAOO의 해양학자 리처드 필리는 "워싱턴 주, 오레곤, 알래스카 연안 대륙붕에서 조금 떨어진 수심 200m 정도의 바닷물이 이미 오염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상이 대륙붕까지 확산되면 어장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성화 자체가 바다 생물에 타격을 주지만, 특히 바닷물의 산성화는 갑각류의 껍질을 만들기 위한 칼슘화 작용을 방해해 이런 어종들이 떼죽음을 당할 수 있다. 또한 크릴 새우 등 큰 바다생물들의 기본 먹이들이 살아남기 힘들어져 먹이사슬이 붕괴할 수도 있다.

필리는 "전세계 5억~10억 명의 인구가 어업에 의존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데, 어자원이 급감한다면 이들의 삶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 상원 통상위원회, 해양산성화 감시 프로그램 법안 채택

문제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지구 온난화를 늦추거나 역전시킬 수 있을 가능성이 있어도, 바다의 산성화는 일단 진행되는 것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수천년의 세월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대 해양학 교수 스티븐 에머슨은 "지구 온난화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바다의 산성화는 사실상 되돌리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환경단체 '생물다양성센터'는 워싱턴, 오레곤,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하와이, 플로리다, 뉴욕, 뉴저지, 메인 그리고 델라웨어 등 미국의 10개 주에 대해 '청정해역법'에 따라 산성화로 인해 해안이 오염됐다는 것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이달초 미 상원통상위원회는 마리아 캔트웰 민주당 의원의 주도로 광범위한 해양산성화 연구감시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하원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통과됐다. 캔드웰 의원은 "내년초 해양 산성화에 대한 청문회가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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