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내려오는 큰 종(鐘)이 있었습니다.
도둑 하나가
그 종을 훔치러 들어갔는데
너무 크고 무거워서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도둑은 조각내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망치로 종을 내리쳤습니다.
그러자 종이 큰 소리를 내며 울렸습니다.
종소리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둑은 꾀를 냈습니다.
바로 자기 귀를 틀어막는 것이었습니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전하는
멍청한 도둑의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종을 훔치는 이야기였는데
후대에 방울을 훔치는 이야기로 변해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령(掩耳盜鈴)'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 도둑은
자기 귀에만 들리지 않으면
남의 귀에도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 도둑과 비슷한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습니다.
특히 높은 자리에 앉아
욕 먹을 짓을 하는 자들 중에 유난히 많더군요.
어쩌면 '엄이도령'하던 도둑과
나쁜 짓하는 유전자와 멍청한 유전자를 나눈
먼 혈족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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