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국제 석유 거래에서 달러화 결제를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혔다.
골람호세인 노자리 이란 석유장관은 8일 이란 반관영 <ISNA>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달러화 이외의 통화로 원유를 거래한다는 (이란 정부의) 정책에 따라 현 시점에서 달러화를 받는 원유 판매는 완전히 중단됐다"고 말했다.
세계 4위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2위의 산유국인 이란의 이같은 결정은 가뜩이나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달러화의 위상에 적지않은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자리 장관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과 석유 수출국의 손실을 감안할 때 달러화는 신뢰할 수 없는 통화"라고 달러화 거래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그같은 이유 때문에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에 믿을 수 있고 수출국에게 어떤 손실도 입히지 않을 (석유 수출용) 통화를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11월 OPEC 정상회의에서 석유는 달러화만이 아니라 다양한 통화로 거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그같은 입장을 지지하지 않았다.
이란, 베네수엘라가 이런 주장을 하는 데에는 달러화 가치하락으로 석유 판매 수익의 실질적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적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들 반미(反美) 산유국들은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는 정치적 목적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외국 은행과 자유로운 국제 금융거래가 제한된 이란은 석유 판매 등으로 얻은 자산을 달러화 대신 유로화 등으로 전환하는 등 지난 1년 간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급격하게 축소해왔다.
이란은 작년 3월 원유 결제 통화를 유로화로 요구했고, 베네수엘라도 2001년에 이어 작년 12월 원유의 유로화 결제 방침을 내비친 바 있다.
이란의 국영 석유회사는 작년 말 "이미 원유 수출대금의 57%를 유로화로 받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달에는 대부분의 석유 거래가 유로화로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위안화로도 거래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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