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비를 대궐로 초대했습니다.
선비가 왔다는 말을 듣고
왕이 대궐 앞까지 마중을 나갔는데
왕을 본 선비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왕이 선비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자
선비는 오히려 왕에게 가까이 오라고 했습니다.
왕이 꾸짖자 선비는
왕이 선비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선비가 왕의 권세에 굽히는 것보다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화가 난 왕이
도대체 왕이 귀한지 선비가 귀한지를 묻자
선비는 예전의 어떤 왕이
덕망 높았던 한 선비의 묘를 훼손하는 자에게는
사형을 내리겠다고 하면서
적국 왕의 머리를 가져오는 자에게는
벼슬을 내리겠다고 했던 예를 들면서
죽은 선비의 묘가
살아 있는 왕의 머리보다 귀하다고 대답했습니다.
왕은 선비의 말에 크게 깨닫고
선비에게 높은 벼슬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선비는 그 벼슬을 거절하며 말했습니다.
"늦게 밥을 먹는 것이 고기를 먹는 것보다 맛있고
느긋하게 걸어 다니는 것이 수레를 타는 것보다 편하고
죄 없이 사는 것이 부귀영화보다 귀하며
청렴하고 바르게 살면 스스로 즐거울 것입니다."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은사(隱士)였던
안촉(顔蠋)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로부터
수레를 타는 것보다 걷는 것이 낫다는
즉, 출세나 명예를 얻는 것보다
죄 없이 청렴하게 사는 것이 더 낫다는
'안보당거(安步當車)'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채워서는 행복해질 수 없고
비워야 행복해진다는 이치를 깨달은 사람이네요.
작은 차를 타면 큰 차를 타고 싶고
그 다음엔 외제차가 타고 싶어지는 갑남을녀들과는
다른 사람이었음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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