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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 레퍼터리'를 보면 '후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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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단골 레퍼터리'를 보면 '후보'가 보인다

'청계천', '꼴찌', '평화시장'…각 후보 '유세 필수품'

대통령 후보들의 유세는 대부분 반복에 반복이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선거전이다 보니 반복을 통해 핵심적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각 유세 지역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지만 후보들은 저마다 유세 때마다 꼭 지참하는 이야기가 있다. 때로는 중심 주제로, 때로는 양념처럼 들어가는 각 후보들의 '레퍼토리'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 후보가 스스로 표방하는 정체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이명박 "정권교체, 청계천, 경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후보의 연설 전체에서 반복되는 표현은 뭐니뭐니 해도 '경제'다. 대부분 연설 전체가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확신을 내세우는 주장으로 반복된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외국에서 대한민국에 흔쾌히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하고 싶은 마음으로 대통령이 되려고 나왔다.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다"고 강조한다. 논리적 전개보다는 개인적 확신과 신념을 내세우는 편으로 같은 주장을 하기 위해 여러 공약과 정책, 개인사를 끌어대는 여타 후보에 비해 간단하고 연설 자체도 짧은 편이다.
▲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30일 제주시 시청 앞에서 연설회를 마친 뒤 브이댄스를 추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후보는 연설의 대부분을 노무현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는데 할애한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5년 간은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무능한 정권이었다"며 "이런 정당이 또 5년을 잘해보겠다고 나온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뜻"이라고 맹공을 펼친다.

그는 또 "여당은 여러 번 이름을 바꿔 어디다 욕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하면서 "한나라당은 10년 동안 정권을 두 번 뺏기고도 당을 지켜왔다"며 한나라당의 정통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다. 다분히 이회창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자신의 추진력을 강조하는 대목에선 청계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의 지역 유세에는 정석연 '청계천을 사랑하는 상인의 모임' 공동대표가 나와 찬조연설을 하기도 한다. 이 후보는 그를 두고 "나를 죽이려고 가스통에 불을 질러 위협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소상공인과 재래시장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됐다"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추진력과 서민 경제 회생에 대한 자신감을 내세운다.

이회창 "'기호 꼴찌' 반듯한 후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연설은 대부분 '꼴찌', '바닥'이라는 표현으로 시작된다. 그는 "과거에는 기호 1번이었고 어디가도 첫 번째였지만 이제는 '기호 꼴찌'고 어딜 가도 제일 나중 자리"라며 "나는 외롭다. 세력도 없고 돈도 없다"고 강조한다. 예전의 '제왕적 총재'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민 대통령, 겸손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30일 시민들에게 '미아찾기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 ⓒ뉴시스

이회창 후보는 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다. 그는 "12월 19일은 청와대 얼굴을 바꾸기 위해 투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는 실수도 많이했지만 정직하고 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고 강조한다. 그의 모토로 '반듯한 이회창, 바로서는 대한민국'이라고 내세운 것처럼 자신을 '반듯한 후보'로 내세워 이명박 후보에 비해 자신이 '정통 보수'임을 내세우는데 공을 들인다.

이회창 후보도 이명박 후보와 같이 '정권 교체'를 강조하지만 주안점이 약간 다르다. 그 역시 '오만하고 무능한 정권'이라고 비난하지만 '좌파 정권 종식'에 더 무게를 둔다. 토론회 등에서는 '정권 교체를 통한 비좌파연합'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 후보는 "이 정권은 국민과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며 "확실히 바꿀 수 있는 리더십으로 법과 원칙을 세우고 국민의 믿음을 모을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동영 "평화시장…잘 듣는 기자…착한 후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제1테마는 단연 '평화시장 옷 장사 이야기'다. 정 후보는 늘 19세에 처음 상경한 '청년 정동영'이 뒤이어 나이어린 세 동생과 함께 서울로 올라온 어머니와 아동복 바지를 만들어 동대문 평화시장에 팔았던 시절을 이야기한다.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노원역 일대로 유세를 나선 가운데 시민들을 안아주며 유세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신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다음날 새벽 평화시장을 찾아가 "옷 보따리 새벽에 맡겨놓고 저녁에 수금하러 와서 돈 달라 말도 못하고 3층 올라가는 계단에 쪼그리고 있었다"는 기억을 되새겼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하며 자주 눈물을 내비친다. '가족행복시대'를 모토로 내걸고 '국민을 가족처럼 보살피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컨셉과 맞추기 위해 꺼내든 개인사의 한 단면이다.

정 후보는 또 기자 경력을 내세운다. 그는 "18년 간 남의 말을 듣는 직업 기자를 했다"며 "누구보다 국민들의 고충을 잘 듣는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방적인 정책 결정으로 민심을 잃었음을 겨냥해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특파원으로서 쿠바, 아프리카, 중동 직접 발로 다니며 취재했다. 선진국이 왜 선진국인지 나만큼 아는 정치인은 없다"며 "대통령이 되면 세계 기업인들을 만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공약하기도 한다.

3등인 그로서는 겨눠야 할 적이 많다. 이명박, 이회창 후보를 겨냥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정 후보는 "이번 선거는 세 사람 중 한 명 뽑는 선거"라며 "아무리 둘러봐도 정동영, 이회창, 이명박 셋 중 탈세 안하고 군대 갔다오고 법 잘지키고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정동영 뿐"이라고 강조한다. 이 말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3자 구도'를 당연시 한 발언으로도 들린다.

정 후보는 "학교 때 착하다는 소리는 곧잘 들었다"면서 '착한 대통령 후보'의 컨셉으로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이력 강조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거리 유세 등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유한킴벌리 사장을 했던"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유한킴벌리 사장을 지낸 이력이 그가 내세우는 중소기업육성, 일자리 창출, 반부패 등의 키워드 등을 꿰뚫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는 "유한양행과 유한킴벌리와 같이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회사들이 많아지기를 꿈꿨다"며 자신의 자부심을 드러내곤 한다.
▲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유세 도중 노점상인과 인사를 하고 있다ⓒ뉴시스

문 후보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직장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도 자주 인용한다. 그의 일자리 500만개 공약과 연결해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비정규직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전에는 "두 딸도 비정규직이다"며 서민과의 공감대를 넓히려는 표현도 자주 사용했지만 자녀의 주식 보유 논란이 있은 후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는 '반부패'후보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그는 특유의 버릇대로 구체적인 수치를 거론하면서 "현재 정치인과 관료들은 건설부패 쪽에 연간 25조 원을 낭비하고 있다"며 "이것을 찾아와 보육과 유치원 교육에 쓰고 공교육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데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같은 CEO 출신인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포지셔닝이기도 하다.

권영길 "재벌 경제 대 서민경제" 현안 중심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현장 유세는 대부분 현안 중심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삼성 비자금 특검, 한국 타이어 의문사 사건 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한다. 특히 그는 삼성 특검을 자주 거론하며 "이건희 일가라는 폭탄을 삼성으로부터 떼어내는 폭발물 처리반이 되겠다"며 "족벌경영과 부패경영의 커넥션을 끝장내겠다"고 강조한다.
▲ 30일 대전 중구 대사동 금요장터를 방문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뉴시스

권 후보는 또한 대체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의 대립각에 초점을 맞춘다. 권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5가지 대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의 경제가 재벌 지갑 채우는 경제라면 권영길의 경제는 서민지갑을 채우는 경제"라고 차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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