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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감성을 두드려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

[지상현의 Homo designans·16] 소비자 욕구와 브랜드 이미지

우리는 얼마나 감성적 존재인가

아침 신문에서 두 권의 신간기사가 눈에 띄었다. "감성의 정치학(The Political Brain)"과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의 두 권이다. 각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감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와 명품 브랜드에 눈먼 소비자들에 대한 충고를 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내용은 상이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두 권의 책은 감성이라는 동일한 주제의 서로 다른 측면을 다룬 것으로 보였다. 디자인이란 것이 주로 감성을 다루는 일인지라 어쩌면 두 권의 책을 단초로 디자인의 작동방식 가운데 하나를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디자인이 "어떻게 사람을 설득하는가"에 관한 문제다.

우선 "감성의 정치학"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감성적 존재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유권자의 투표나 후보를 보는 눈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에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 사례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의 앨 고어와 부시의 토론을 들었다. 유권자들은 논리정연하고 똑 부러지게 이야기한 앨 고어보다 덜 똑똑해 보이는 부시에 감성적으로 더 끌렸다는 이야기다.

언젠가 이 칼럼에서 이성에 봉사하는 것이 감성이 아니라 감성에 봉사하는 것이 이성이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행동과 판단의 주된 결정인자가 감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는 정치 공방을 보자. 소위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가진 네티즌이 토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단 특정 후보나 정당에 마음을 주면 요지부동이다. 명백한 잘못이 발견되어도 네티즌은 자신이 입장에 따라 전혀 다른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자신의 태도를 더 강화한다. 인터넷 토론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는 토론들은 사실은 자신의 감성적 판단을 합리화하는 것일 뿐이다.

결혼, 눈에 콩깍지만 씌우면...

대통령 선거와 달리 자신의 피부에 와 닿는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보자. 직업, 가족, 문화, 종교, 가치관 등 이성적으로 보아 결혼생활에 중요한 조건들이 잘 맞아도 서로 감성이 통하지 않으면 결혼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그러나 눈에 콩깍지를 씌우는 감성이 통하면 다른 조건 차이는 모두 극복할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 Foote, Cone & Belding Communication 社의 FCB 그리드. 타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이성적 고가(고관여/ High Involvement) 제품군이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어떤가? 돈과 관련된 문제이니 앞의 경우들보다 더 이성적이 될까? 천만의 말씀이다. 유행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이성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Foote, Cone & Belding Communication 社에서 1979년도에 개발해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FCB모델은 구매동기를 기준으로 상품들을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4그룹은 쉽게 말해 △자동차, 컴퓨터, 금융상품과 같이 구매동기가 매우 이성적인 제품군 △모피나 보석과 같이 감성적인 제품군 △맥주, 담배와 같이 감성적 동기가 강하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군 △치약이나 비누와 같이 가격이 저렴하고 반복구매하는 제품군이다.
FCB 모델에서는 적어도 한 개의 그룹에 속하는 제품군(그림에서 타원으로 표시된)의 구매에는 이성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분류하고 있다. 알프레드 마샬이 말하는 '경제학적 인간'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쉽게 단정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성적 구매동기'? 그런 건 없다

필자 생각에는 최종소비재의 경우 이성적 구매동기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현대의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표적 '이성적 구매상품'이라는 PC를 보자. 왜 젊은이들은 PC를 업그레이드 못해서 안달들인가? 현재의 PC를 절반도 활용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젊은이들은 PC를 업그레이드 해야만 하는 이성적 이유를 들어 주변이나 스스로를 설득하지만 사실은 또래들과의 경쟁심이나 디지털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라는 자기 정체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 구매동기다. PC광고에서는 연산속도가 빠르다는 식의 여러 기능적 장점들을 늘어놓지만 이는 소비자들의 자기 합리화를 돕기 위한 핑계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숨은 목적이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간단한 소화제나 영양제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통령 선거와 같은 국가 중대사나 결혼과 같은 개인 중대사에서 생필품 쇼핑에 이르기 까지 대부분의 행동들은 감성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감성은 머리 속에서 매우 조용하고 신속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쉽게 의식하기 어렵다. 이런 감성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가 한 가지 있는데 감성은 이성과 대립된 별개의 인식작용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하나의 인식작용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발생학적으로 선, 후가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정확하다.

우리 몸의 구석구석은 뉴런들로 구성된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통신망을 통해 신체 각 부분은 끊임없이 생존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예컨대 "근육에 산소공급을 더해야 하니 심장박동수를 늘려라", "상처에 세균이 침입했으니 백혈구들은 출동하라"하는 식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들은 앞의 예에서처럼 말단 뉴런들 간에서 끝나버려 우리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어느 정도 의식하는 것, 나아가 인과 관계까지 명확히 의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기까지 여러 수준이 있다. 피라미드 구조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가장 꼭대기에 있는 것이 우리가 이성적 인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고 가장 하단이 자율신경계의 커뮤니케이션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원초적 감성일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

우리가 감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의식 가까이에서 일어나 결과는 인지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라 보면 된다. 커뮤니케이션 피라미드의 최상층부 바로 밑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어떤 풍경이나 사람의 미모를 보고 큰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족감을 명확히 인지하고 "아름다움"이라는 명칭을 붙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그 과정이 일어났는지를 의식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을 보고 콩닥거리는 심장을 우리의 의식은 쉽게 통제할 수 없다. 반면 저녁을 먹지 않아 배가 고프다면 우리는 그 원인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먹어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다. 배고픔을 느끼는 과정은 매우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뉴런들 간의 하위 커뮤니케이션이지만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신작용은 이성이라고 부르는 인지작용이다. 이렇게 보면 커뮤니케이션 피라미드 구조의 상단으로 갈수록 의식이 간여할 필요가 커지는 정교하고 복잡한 커뮤니케이션이고 하단은 뉴런들끼리 알아서 처리해도 되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피라미드 하단으로 갈수록 그 힘은 강력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미 대선에 승리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고 감성이다. 용기와 지성을 겸비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감성의 힘을 극복할 수 있다.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는 럭셔리 브랜드 중독증에 걸렸던 저자의 자기 고백서다.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픈 욕구 때문에 명품브랜드를 구입해왔지만 결코 충족될 수 없었다는 내용이다.

이 내용의 핵심주제인 명품브랜드 선호는 감성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제 가운데 하나를 설명하는 데 편리하다. 그 기제는 성격이다. 다양한 성격이론이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한 사람이 갖고 있는 항구적 심리적 욕구가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심리적 욕구를 갖고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판단한다. 그러니 심리적 욕구가 바로 그 사람이 겉으로 드러내는 성격과 같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심리적 욕구는 성장기 동안 형성된다. 우리 모두는 완벽한 성장 환경 속에서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무엇인가 결핍된, 또 다른 이는 무엇인가가 넘쳐 부족한 환경 속에서 성장하게 된다. 이 부족함이 성장기 이후에는 쉽게 충족되지 않는 항구적 심리적 욕구가 된다.

소비자의 욕구와 브랜드 이미지

예컨대 따뜻한 어머니의 보살핌이 부족했던 사람은 이에 대한 욕구를 갖고 살게 되며 배우자 선택이나 자녀 양육방식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심리적 욕구는 당연히 우리의 소비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브랜드 선택에서 그렇다. 브랜드는 마치 사람처럼 저마다의 성격을 갖고 있다. 물론 이 성격은 기업이 인위적으로 연출한 것이다. 기업이 인위적으로 연출한 브랜드의 성격은 그 성격과 유사한 소비자, 다시 말해 유사한 심리적 욕구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마치 그 브랜드를 사면 심리적 욕구가 해결될 것처럼 광고하는 것이다.

예컨대 '클라린스'라는 화장품 브랜드의 남성용 스킨 로션광고를 생각해보자. 먼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필자의 추론일 뿐임을 밝혀둔다. 우선 이 브랜드의 성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성격을 분류하는 체계가 필요한데 필자가 개발한 사상성격 공간이라는 것이 그런 용도로 쓰일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용으로 외국에서 개발한 성격분류체계들도 몇 가지 있지만 이 자리에서는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사상체질에 기반한 사상성격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설명이 쉬울 것 같다.

태양(太陽)형, 태음(太陰)형, 소양(小陽)형, 소음(小陰)형의 네 가지 성격을 구성하는 두 차원 태-소, 양-음을 이용하면 그림과 같은 좌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성격 공간에 지능과 같은 기능의 측면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

가격이 비슷한 중저가이고 사용층도 20~30대로 비슷한 '안나수이'와 '클라린스'를 이 공간상에 위치시켜보면 상대적으로 클라린스는 양의 성격이 강해 왼쪽에 위치할 것이다. 이름에서부터 좀 더 여성적이고 발음이 부드러운 안나수이는 음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고 약간 오른쪽에 있을 것이다.

하여간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은 약한 소양의 성격에 대해 클라린스 측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참고로 하나 더 말하면 그림에 표시된 위치보다 더 바깥쪽, 그러니까 7시 방향으로 더 나아간 위치라면 '강한' 소양의 성격이 될 것이다. 이렇게 같은 분면 속에서도 상대적 위치에 따라 지시하는 성격은 다르다. 소양의 성격은 대체로 외향성, 명랑, 빠른 사고의 진행, 다혈질, 세심함 등의 특징을 갖고 있지만 약한 소양이므로 이들 성격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 된다. 다시 말해 대체로 소양의 성격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무난한 성격으로 볼 수 있다.
▲ 사상공간상에서 안나수이는 약한 소음의 성격을, 크라린스는 약한 오양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약한 소양의 성격을 적절하게 광고로 연출해 브랜드 이미지로 만들면 소양의 성격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을 흡인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소양의 성격은 앞서 말했듯이 소양에 대한 심리적 욕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방향으로 브랜드를 결정 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욕구들, 다시 말해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소비자들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이런 심리적 욕구다. 이것 역시 감성의 한 종류다. 현대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말도 속뜻은 바로 이를 말하는 것이다.

소양의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할 소양인을 골라 직접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모델 선정이 중요하다. 몇 가지 리서치를 거쳐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은 홍콩의 배우가 약한 소양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하자. 그림의 배우는 약한 소양인의 성격답게 적당히 활달하고 적당하게 민감한 성격을 갖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살 수 있을 정도의 인상도 갖추고 있다. 이 모델의 모습을 멋지게 사진에 담아 보여주면 심리적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델을 어떤 배경 속에서 어떤 복장과 포즈를 취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 각 성격에 맞는 모델을 찾는 것은 간단한 리서치만으로도 가능하다.

약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양의 성격이니 밝은 배경이 좋을 것이다. 광고하려는 상품은 샤워 후에 바르는 로션이니 그 순간을 보여주는 것이 좋지만 소양인은 상체를 그대로 드러내기에는 민감한 성격이고 목욕 가운을 걸칠 정도로 격식을 중시하는 타입도 아니다. 커다란 목욕 수건을 걸치고 있는 정도면 적당할 것이다. 목욕 수건의 색은 소양인에 맞게 자주색 등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사진에 담으면 광고는 완성된다. 아래 좌측 사진은 실제 사용된 클라린스 광고다. 수건의 색이 필자의 생각과 다르기는 하지만 약한 소양성격이니 짙은 청색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필자가 생각한 것이 정확히 사실과 맞아 떨어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옆에 있는 폴로 브랜드의 향수 광고를 보면 두 브랜드가 확연히 다른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폴로는 클라린스보다는 가격대가 높고 주말이면 골프를 즐기는 정도의 사회적으로 안정된 30~40대의 장년층을 겨냥한 상품이다. 그래서인지 광고에 내세운 남성 사진을 보면 배경이 어둡고 다소 권위적인 자세를 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 태의 성격이 강하고 이태리식 정장과 웨이브 진 긴 머리에서 보듯 낭만적인 음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클라린스와 폴로, 두 브랜드가 실제 의도한 이미지를 알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은 방금 설명한 이미지와 브랜드를 연합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별 아이디어가 없어 보이는 이런 단순한 인물 위주의 광고의 이면에는 이렇게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사실 요란한 아이디어로 포장된 광고보다 이런 광고가 실속은 더 있는 법이다.
▲ 여객기 기내에 비치된 쇼핑 정보지에 실재 게재되었던 광고들이다.

브랜드 이미지란 바로 이런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심리적 욕구에서부터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소비자의 마음속에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 잡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안정적인 對 소비자 관계를 형성한 것이 된다.

'브랜드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이 상황을 뉴질랜드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Focus 그룹에서는 남녀 커플의 관계유지 기간에 비유한다. 남녀가 서로간의 기능적 장점, 예컨대 외모나 재능에 매력을 느껴 이뤄진 커플, 사회-경제적 이유 때문에 이루어진 커플, 서로간의 성격이 맞아 이루어진 커플 가운데 성격이 일치하는 커플이 가장 오래 가고 기능적 장점(외모나 재능)을 통해 맺어진 커플이 가장 짧다고 한다.

이를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로 옮겨 보면 제품의 기능적 장점을 통해 맺어진 소비자와의 관계가 가장 불안정하고 단기적이며 성격의 다른 모습인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맺은 소비자와의 관계가 가장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브랜드 이미지는 제품의 기능과 달리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기 힘들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반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브랜드에 빠져들면 그만큼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된다. '브랜드 중독'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쓰는 이유가 이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의 저자 닐 부어맨은 의지도 강하지만 자기 성찰력이 뛰어난 사람인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우리의 성격을 형성하는 심리적 욕구들은 성장기를 지나면 거의 채워질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경험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의 책은 이렇게 충고하고 있는 셈이다. "브랜드 구매를 통해서는 결코 채워질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 보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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