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리저리 궁리하던 그는
누군가 도끼를 훔쳐 갔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며 이웃집 아이를 유심히 보니
평상시와 달리
그 아이의 말과 행동이 몹시 수상쩍어 보였습니다.
결국 그는
이웃집 아이가 자기 도끼를 훔쳐 갔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날
산에 나무를 하러 갔던 그는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도끼를
어떤 나무 밑에서 찾았습니다.
전날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도끼를 놓아둔 채 그냥 내려왔던 것입니다.
도끼를 가지고 돌아와 이웃집 아이를 다시 보니
말과 행동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열자(列子)'의 '설부편(說符篇)'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도끼를 잃고 이웃을 의심하다'는 뜻의
'실부의린(失斧疑隣)'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이웃집 아이는
그저 평소처럼 말하고 행동했는데
도끼를 잃어버린 사람이
그 아이를 도둑으로 만들었다 말았다 한 것이지요.
모두가
도끼를 잃어버린 사람의 의심하는 마음이
지어낸 일입니다.
혹시 나의 잘못된 의심이 만들어 낸
억울한 '이웃집 아이'는 없는지 둘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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