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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도, 예술도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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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도, 예술도 실험이다

[프레시안TV] 한국 퍼포먼스 아트 40年 40人

젊음과 문화, 예술을 상징하는 '홍대 앞' 거리를 무대로 실험예술가들이 한바탕 굿판을 벌였습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2007 한국실험예술제'가 '한국실험예술정신(KoPAS)'의 주최로 지난 19일 개막했습니다. 한국, 일본, 유럽 등 8개국 150여 작가가 참여한 이번 행사는 25일까지 클럽씨어터 '밸벳 바나나'를 비롯해 홍대 앞 곳곳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김백기 예술감독 : 올해가 한국 퍼포먼스 역사가 시작된 지 40주년입니다. 그래서 그 40년 동안의 대표적인 작가 40명을 선정해서 한국 퍼포먼스 역사를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

개막 축하공연은 '들소리'와 '플라스틱 마이크'의 길놀이로 시작됐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꽹과리 소리와 확성기를 통해 내뱉는 랩의 열기는 서둘러 걷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잠시 늦추었습니다. 깃발을 든 참석자들이 홍대 앞 일대를 한 바퀴 돌아 본무대에 도착할 때까지 2시간 동안 퍼레이드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 2007 한국실험예술제 거리 퍼레이드

Teodor di Ricco 작가 : 장애를 가진 강성국 작가가 나를 정말 감동시켰다. 그는 바닥에 있는 달걀을 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장애로 인해 달걀을 깨기 위해서 대단한 노력과 끈기가 필요했다. 퍼포먼스 아트가 공연예술과 다른 점이 바로 이러한 진정성과 정직함이다.

첫날 열린 본무대에는 정강자, 신용구, 이승택, 한영애, 강성국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한국 퍼포먼스 1세대 작가인 정강자 씨는 이날 '피노키오 신드롬'을 통해 거짓말이 진실을 덮어버린 사회를 풍자했습니다. 한국 퍼포먼스 역사의 첫 번째로 기록된 작품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1967년)>과 <투명풍선과 누드(1968년)>로 화제를 모았던 정강자 씨는 그때 당시를 회고하며 주위의 시선과 평가가 무척 냉담했다고 합니다.
▲ <투명풍선과 누드(1968년)>

정강자 작가 : <투명풍선과 누드(1968년)> 그 작업을 하고 난 이후에 제가 거의 밥을 굶다시피. 학원을 했는데요. 학원에 애들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머니들이 아무도 안 보냈죠. 미친년이 하는 학원이다 해서 그랬는데. 그 당시에 문화인들이, 소위 지식인들이 어떻게 얘기했냐하면 '자살할 것이다. 쟤네들은. 어쭙잖은 예술을 빙자해서 깡패 같은 짓을 한다. 대중을 선동한다.' 이래가지고 굉장히 보는 여론들이 좋지 않았죠.

무녀 퍼포머 한영애 씨는 연극배우 출신으로 2000년대 이후 활동한 4세대 작가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굿의 오방색 컬러와 해원, 씻김, 살풀이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현대적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한영애 씨는 최근 대중들이 퍼포먼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고 합니다.
▲ 한영애 작가

한영애 작가 : 1세대부터 시작해서 퍼포먼스 자체는 예술적인 장르로 인정을 못 받았어요. 말하자면 사회 이슈나 해프닝으로 끝나버렸거든요. 그러니까 단발성, 아주 즉흥성. 그런 것들을 통해서 선생님들이 문을 열고 작업을 했기에 저희가 그런 걸 계기로 편하게 대중화, 이미지 작업, 예술적 승화 작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대중들도 이제 눈이 뜨였어요. 예전에는 그냥 뭔 짓이야 했던 것들이 뭔가 메시지를 얻으려 하고 이미지를 받으려고 하고 있거든요.

퍼포먼스 작가이자 '한국실험예술정신(KoPAS)'의 대표인 김백기 씨는 한국 퍼포먼스 아트의 역사가 40년을 맞이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실험예술이 이미 삶 속에 정착된 서구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관객의 경험도 미흡하고 국가의 정책적 지원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김백기 인터뷰 : 사실 실험이라는 것이 다른 게 아니고 삶 자체가 실험 아닙니까. 예술 자체가 끊임없는 실험이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실험 예술가들은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풀어가야 되고, 또 정책이나 대중들도 실험에 대해서 어렵고, 무겁고 이런 것이 아니고 한번 경험해 보면 말 그대로 이것만큼 생생한 예술이 없죠. 그러니까 여러분 많이 경험을 하십시오.

기획 : 박사야 / 촬영 : 최진훈 / 편집 : 최진훈 / 제작 : 인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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