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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도 분열로 가나?

애타는 鄭…냉담한 李-文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협상이 결국 좌초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같은 흥행이 물 건너가 범여권에겐 힘겨운 싸움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도 제자리걸음이어서 올해 대선은 87년 대선처럼 다극화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동영 "오늘 밤까지 노력해달라"
  
  정동영 후보는 22일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협상단이 이날 밤까지 통합협상에 임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불씨 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정 후보는 "모레면 후보 등록을 해야 한다. 도와달라"며 "140명 국회의원이 같은 생각이라고 믿자"고 당부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이 전했다. 정 후보는 또한 "12월 19일 대선에 도움 되면 선이고 도움이 되지 않으면 선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지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도 후보의 뜻을 받아 통합협상단으로 하여금 오늘 밤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결과를 가지고 내일 오전 고문단-선대위원장단-최고위원회 연석회의를 열어 상황을 정리하고 만약 의사결정을 할 일이 있다면 연달이 최고위를 열어 확정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날 오후 정대철 고문도 이인제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 협상에 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변인은 "이인제 후보와 민주당내 지배적인 기류가 일치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이 통화에서) 약간의 여지를 발견했다"고 했다.
  
  그러나 신당은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을 결렬시킨 핵심 쟁점인 의사결정기구 지분 문제에서 양보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한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인기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5대5 지분을 규정한) 원안을 들고 와도 받을 상황이 아니다"며 "우리는 문 닫았다. 만날 이유가 없다"고 잘랐다.
  
  그는 "당초 약속을 지키지 못한 신당에 대해 규탄대회를 했고, 후보는 독자출마 준비를 지시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협상이냐"며 "무엇보다 저쪽(신당)은 협상을 관철시킬 능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그동안 단일화에 대비해 별다른 선거 준비를 하지 않았던 이인제 후보 측은 이날 선거홍보물 제작을 위한 촬영과 후보등록을 위한 실무절차에 착수했다.
  
  협상타결 난망
  
  이에 따라 이날 저녁 최종 협상의 성사 여부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민주당과의 통합협상은 극적인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한 결렬로 결론날 가능성이 크다. 단일화의 또 다른 한 축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신당에 대화 창구를 다소 열어놓기는 했으나 후보등록은 물론이고 완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세 후보가 모두 25~26일 후보등록을 할 경우 이후 단일화를 이뤄낼지라도 투표용지에는 세 후보의 이름이 적힌다. 그만큼 단일후보로서의 의미가 사라진다. 3당의 공동선대위 구성도 불가능해진다. 법적인 운신의 폭이 매우 협소해져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치적인 타격도 만만치 않다. 당초 숱한 눈총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후보가 신당과 민주당 통합을 추진한 배경에는 호남과 충청, 수도권을 연결하는 소위 '서부벨트' 복원의 의미가 깔려있었다. 서부권 개혁 유권자층의 결집이 97년, 2002년 대선승리의 동인이었음을 상기해볼 때, 통합의 좌초는 범여권이 이번 대선의 구도를 짜기가 매우 난망해졌음을 의미한다.
  
  정 후보의 리더십에도 생채기가 나게 된다. 당초 민주당과의 통합은 정 후보가 "전쟁터에 선 장수가 말에서 끌어내려지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진두지휘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지지율을 5% 이상 끌어올린 뒤 문국현 후보와의 정책연합을 통해 30%대까지 끌어올리려 했던 계획은 일단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후보단일화 새국면 접어들 듯
  
  물론 민주당과의 통합 불발이 후보 단일화까지 좌초됐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이번 대선은 결과적으로 3지선다형 선거가 될 것이다. 정동영, 이명박, 이회창 세 후보 중 한 사람을 고르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후보등록 이후까지 시간적 여유를 갖더라도 3자구도를 반드시 완성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따라 신당은 민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심각하게 패인만큼 당분간 냉각기를 가진 뒤 DJ가 주문한 '선(先)단일화-후(後)통합'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의 지분협상을 비판해온 당내 계파도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는 불가피한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민주당으로서도 이인제 후보 지지율의 획기적인 상승이 발생하지 않는 한 동교동과 범여권 지지층의 단일화 압박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날 한나라당의 집권을 "5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규정한 뒤 "심지어 전쟁으로 갈 수도 있다"며 강도 높게 단일화를 압박하기까지 했다.
  
  한편 정동영-문국현 단일화는 세력통합보다는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선거연합 쪽에 방점이 찍혀있다. 양측이 정동영-문국현 TV토론에 합의, 이를 위한 실무접촉에 돌입한 건 적지 않은 진전이다. 그러나 단일화를 모색하는 과정으로 TV토론을 바라보는 정 후보 측과 단일화는 빼고 정책에 한정해 의제를 정하자는 문 후보 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진통을 겪고 있다.
  
  결국 문제는 범여권 단일화의 중심에 있는 정동영 후보가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해 교착국면을 뚫어내느냐로 좁혀진다. 특히 이명박 후보가 BBK 정국을 맞아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에도 정 후보 지지율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는 게 난관이다.
  
  이에 따라 김경준 씨에 대한 구속기한 만료일이자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가 예상되는 내달 5일을 전후한 시점까지 정 후보의 지지율 변화가 범여권 단일화의 최대 변수다. 이회창 후보를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이고, 단일화를 하면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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