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서 캠프 해단식을 갖고 대선 후보로서 공식 활동을 끝마쳤다. 기대를 모았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에 대한 언급은 10여 분 간 진행된 연설 가운데 한 번뿐이었다. 전폭적인 지지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 문 후보 측 캠프 측은 애써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안 전 후보 회견 직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안 후보 그리고 함께해왔던 감동적인 여정을 국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안 후보의 말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와 문 후보 캠프는 안 후보와 함께 새로운 정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반드시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며 안 전 후보의 연설에 답했다.
우 단장의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안 전 후보의 연설이 문 후보에 대한 지지로 보기 힘들지 않느냐는 것. 이에 대해 우 단장은 "본인이 분명하게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사퇴 회견문을 상기시키며 지지자에게 말했다"며 "국민들께서 이해를 못하지 않으리라 본다"며 안 후보의 언급에 의미를 부여했다.
안 전 후보가 연설에서 '이번 대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있다고 지적한 건 여야 모두를 겨냥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비판적으로 볼만한 대목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박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안 전 후보를 얼마나 공격하고 근거없는 사실로 괴롭혔느냐. 그 문제를 포함해 새정치를 위한 지향만이 국민의 성원을 얻으리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선거전이 네거티브 경쟁으로 가지 않느냐는 지적엔 "인사청문회에서 고위공직자 검증할 때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도덕성 검증을 한다. 그것은 기준이 형성됐다"며 "카더라식으로 상대방 이미지 무너뜨리기위해 공격하는 것은 흑색선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딱 집어서 흑색선전을 과거형 방식이라고 말한 것은, 저희가 제기한 검증보단 박이 문 후보에 대해 여러 문제 제기한 것과 관련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우 단장은 이어 "저는 빠르게 범야권의 지지층, 안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까지도 합류해주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앞으로도 두 분이 합의했던 새정치 선언의 내용을 포함해 국정구상을 가지고 뚜벅뚜벅 정권교체를 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안 전 후보 측 캠프와 융합하기엔 시간이 촉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15일이면 충분하다"며 "캠프를 새로 꾸리는 게 아니고 어떻게 힘을 합칠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대화를 진행하다보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더 지지해달라 요구하는 건 안 후보에 대한 무례"
박용진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사퇴 때 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말했다는 걸 상기시켰다"며 "그것만으로도 안 후보로선 자기 역할을 다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 후보가 대선에 출마해서 박근혜 대세론을 꺾은 것만으로도 역할을 했다"며 "민주당이 지금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조를 때냐. 이젠 민주당이 바뀔 차례"라고 말했다.
문 후보에 대한 또 다른 지지형식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박 대변인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안 후보 측에는 무례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후보 캠프 측 다른 관계자 A 씨는 "아리송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 정도도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 씨는 "자기 마음을 받아주실 걸로 믿는다고 했으니, 자기 역할 다 하신 것 아닌가"라며 "예상대로였다"고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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