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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북한에도 자유언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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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북한에도 자유언론이 필요하다"

북녘 내부인들이 만드는 북한소식지 '임진강' 창간

현재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독립적으로' 취재한 내용을 담은 격월간 북한 소식지 <림진강>이 창간됐다.

아시아 국가 출신 독립(freelancer) 언론인들의 모임인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0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림진강> 창간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 방법과 창간 배경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은닉한 취재 장비로 저널리스트 활동

<림진강> 취재진은 북한에 살고 있는 30대 남성인 리준(가명) 씨를 비롯해 약 7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기업소의 책임 간부, 교원(교사), 회사원, 주부 등 북한의 일반 공민(국민)들이다.

이들은 아시아프레스가 제공한 카메라, 캠코더, 녹음기 등의 취재 장비를 은닉하고 북한을 돌아다니며 내부의 영상을 찍고 북한 주민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며, 일반 기사를 작성하기도 한다.

이후 취재진의 일부가 북중 국경을 넘어 자신들이 취재한 내용을 아시아프레스 측에 넘긴다. 이렇게 모아진 기사들은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 시인이었다가 지난 1998년 탈북해 한국에 정착한 최진이 씨에 의해 교열, 교정, 편집 과정을 거친 뒤 격월간지 <림진강>에 담기게 된다.

최진이 씨는 최근 '림진강출판사'를 설립한 뒤 이 잡지를 정기간행물로 등록했고 편집자로 직접 활동하기로 했다.

이 잡지에는 '조선민중의 목소리'라는 이름으로 인터뷰 및 녹음취재(동의 없이 녹음)한 내용을 소개하는 코너와, 영상취재, 사건사고, 민중 어휘 및 일화·문답, 이모저모 등이 실린다.

북한 주민 스스로 취재팀 구성
▲ ⓒ프레시안

아시아프레스가 이 잡지를 창간하게 된 배경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압록강과 두망강 부근 북중 국경지대에서 탈북자들을 취재하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이 기자가 되어 직접 취재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이시마루 대표는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기자 후보자'를 물색했고, 2002년 리준 씨를 만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탈북자였던 리준 씨는 그 길로 북한에 다시 들어가 자수를 한 뒤 다시 북한 주민이 됐고, 얼마 있다가 다시 중국으로 넘어와 일본에 있던 이시마루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기자를 하겠노라고 말했다.

이에 이시마루 대표는 리 씨를 대상으로 기자 윤리와 취재 장비 작동법 등 기초적인 저널리즘 교육을 하는 한편 북한의 실상 등에 대한 토론을 하며 파트너십을 키웠다.

그런 과정을 거쳐 리 씨는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동영상 등 자신의 취재 내용을 건넸고 그렇게 찍은 영상은 일본과 영국의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고, 영상 일부는 KBS '일요스페셜'에도 소개됐다.

나아가 리 씨는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6~7명의 북한 주민들을 규합해 하나의 '취재팀'을 구성했고, 동영상 100여건 등 정기간행물을 만들기에 충분한 취재활동을 벌였다. <림진강>은 이같은 과정의 성과물인 것이다.

"모든 필자는 북한 내부인"

이시마루 대표가 말하는 <림진강>의 창간 목적은 하나다.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세계에 전하는 것"이다.

<림진강> 창간호(2007년 11월호)는 "조선(북한) 내부 저널리즘의 출현과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발행 목적이라고 밝히고 "표현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조선 내부에 있는 사람들로 정한다. 외부 사람은 그들의 표현을 림진강으로 입력, 정리, 편집, 발행하도록 도와준다"는 '편집방침'을 실었다.

최진이 씨는 "북한에는 관영매체만 존재하고 인민이 자기 의사를 표현할 마당이 없다"면서 "림진강은 북한 대중의 의사를 반영하는 첫 잡지이자 자기 정화(淨化)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의 내부 소식을 수집하는 정보원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하느냐는 질문에는 "본인이 자발적으로 하려는 사람이 아니면 못 맡긴다. 그들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신경 쓴다"고만 답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리준 씨가 지난 여름 북한에서 홍수가 발생한 후 8월 경 평양에 들어가 찍은 평양 시내의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평양시 락랑구역, 선교구역, 력포구역에서 찍은 "지금까지 봐온 평양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대우가 좋은 평양에서도 주민들은 (배급이 아니라) 시장활동에 의해 생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아시아프레스는 설명했다.

<림진강>과 관련한 자세한 문의는 홈페이지 http://www.asiapress.org/apn 이나 이메일 rimjingang@asiapress.org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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