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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베개 삼아 눕고 돌로 이를 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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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베개 삼아 눕고 돌로 이를 닦다

막시무스 - 동양의 지혜를 묻다 <50>

속세를 떠나
산 속에 숨어 살겠다고 마음먹은 한 선비가
친구를 찾아가 자기의 뜻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잘못해서
"돌을 베개 삼아 눕고
흐르는 물로 이를 닦는 생활을 하겠다."는 말을
"흐르는 물을 베개 삼아 눕고
돌로 이를 닦는 생활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친구가 웃으며
어떻게 물로 베개를 삼고 돌로 이를 닦겠냐며
거꾸로 된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선비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는커녕
흐르는 물을 베개로 삼겠다는 것은
옛날의 은자인 허유(許由)처럼
쓸데없는 말을 들었을 때 귀를 씻으려는 것이고
돌로 이를 닦겠다는 것은
이를 단단히 하려는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진(晉)나라의 손초(孫楚)라는 선비의 이야기입니다.
손초의 잘못된 표현으로부터
실수를 인정하거나 남에게 지는 것이 싫어
억지로 고집을 부리는 태도를 부르는
'수석침류(漱石枕流)'라는 말이 생겼는데요.
이런 태도를 갖고 있었던 사람이
힘없고 이름 없는 한낱 선비였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힘을 가진 지도자가
이런 태도를 갖고 있으면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실제로
물을 베고 자고 돌로 이를 닦아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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