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5일 소말리아 근해 하라데레에서 해적에게 납치된 원양어선 마부노 1, 2호가 피랍 174일만인 4일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10시) 마침내 석방됐다.
한국인 4명 등 총 24명이 타고 있는 마부노 1, 2호는 이날 하라데레에서 예멘의 아덴항으로 출발했다고 외교통상부가 공식 확인했다.
외교부는 "선원들이 우리 정부 요청에 따라 인근 해역에 대기 중이던 미 5함대 소속 군함의 호위를 받으며 목적지인 예멘의 아덴항으로 이동 중"이라며 "선원 24명이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마부노호 선주 안현수 씨는 두바이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원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크게 위급한 상태는 없고 일단 건강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선원들의 석방은 해적들과의 몸값 협상이 타결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석방을 위해 얼마의 몸값이 지불됐는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지난달 15일부터 전국해상산업노조연맹(해상노련)을 중심으로 한 모금운동으로 모아진 3억1600만원과 기독계 후원액 등 총 6억원의 석방 기금, 그리고 선주 안 씨가 가진 돈 일부가 건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그간 '우선 정부 돈으로 몸값을 지원해 주면 나중에 갚겠다'는 안 씨의 제안까지 거부하는 등 해적들의 범죄행위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피랍 후 케냐 나이로비에 머물며 석방협상을 해왔던 안 씨는 지난달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옮겨 막판 협상을 진행했다. 안 씨가 두바이로 옮긴 것은 국제 금융기관들이 많아 석방 기금을 수령하고 전달하기 편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안 씨는 지난 1일 마부노호 한석호 선장 부인 김정심씨에게 전화를 걸어 '협상이 타결되면 일단 원래 목적지였던 예멘의 아덴항으로 가려하는데 예멘으로 올 수 있느냐'고 물어와 석방 타결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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