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폴 티베츠는 후회했어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폴 티베츠는 후회했어야"

인류 최초의 원폭 투하 조종사, 폴 티베츠 사망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전폭기 조종사 폴 티베츠가 지난 1일 92세로 사망했다.

티베츠는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투하했다. 당시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 폭발로 7만여 명이 숨지고 6만여 채의 집이 잿더미로 변했으며 그 이후 고열과 방사능에 피폭돼 사망한 공식 사망자만 24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티베츠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투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고 주장하며, 죽을 때까지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진실을 끝까지 외면했을 뿐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미국의 진보성향의 매체 <프로그레시브>는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한 것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주장을 뒤집는 역사적 증언들을 소개하며, 티베츠가 끝까지 외면한 진실이 무엇인지 전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다음은
'Hiroshima Bomber Unrepentant till Death'의 주요내용을 번역한 것이다.<편집자>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조종사 폴 티베츠는 지난 1일 사망할 때까지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1995년 "나는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했다. 악당들을 죽이고 싶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 히로시마 원폭투하 희생자 기념비에 참배하는 일본인들.ⓒ로이터=뉴시스

그는 "우리는 (원폭 투하로) 죽인 사람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나의 확신은 변하지 않았다. 원자폭탄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용하지 않아 더 많은 사람을 죽게 했다면 더 큰 잘못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완전히 틀렸다. 지난 수십년 동안 원폭 투하가 군사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완전히 불필요했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이 나왔다.

1995년 가르 알페로비츠 교수가 쓴 <원폭 투하 결정>은 대표적인 연구 결과일 것이다. 그는 2년 전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한 글을 다시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의 최고 정책결정자들은 원폭 투하를 결정하기 훨씬 이전에 소련이 참전을 선언하고 일왕이 보장하면 전쟁이 끝날 것을 알고 있었다.

알페로비츠는 "1945년 4월 29일 미국의 정보당국은 소련이 참전하면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패배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즉각 갖게 될 것이며, 무조건 항복을 한다고 전멸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면 이른 시일 내에 항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지적했다.

"원폭 투하 없이도 2주 후면 어차피 끝날 전쟁이었다"

알페로비치는 원폭투하를 비난하는 저명한 장군들의 발언도 소개했다. 아이젠하워는 "일본은 항복할 자세가 되어 있었다"면서 "가공할 무기로 공격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극우강경파에 속하는 커티스 르메이 장군도 원폭 투하 직후 "2주 후면 어차피 전쟁이 끝나게 되어 있었다"면서 "원폭 투하가 종전을 촉진하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194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반전단체 미국우정봉사단(AFSC)의 조지프 거슨은 최근 <제국과 원자폭탄>이라는 책에서 "트루먼과 그의 측근들은 미국이 수용할 만한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는 데 원폭투하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은 왜 핵무기를 일본에 투하하기로 결정했는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소련에게 경고를 하려는 목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믿지 못하겠다면, 원자폭탄을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최고위급 과학자의 말을 들어보라.

맨해튼 프로젝트 책임자의 증언

핵폐기 운동으로 199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조지프 로트블랫은 지난 2005년 사망하기 몇 년 전 "미국이 새롭게 획득한 힘을 세계, 특히 소련에게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면서 "1944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레슬리 그로브즈로부터 사적인 대화 도중 우연하게 직접 들은 사실"이라고 술회했다.

로트블랫은 "알다시피, 맨해튼 프로젝트의 주된 목적은 러시아를 굴복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트블랫은 원폭 투하 직후 환멸 속에 맨해튼 프로젝트를 떠난 유일한 과학자로 남은 여생을 평화운동에 바쳤다. 티베츠는 히로시마를 초토화시킨 원자폭탄 투하가 정당했다고 믿으며 저세상으로 갔겠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