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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쓰나미에 인류문명 파멸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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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쓰나미에 인류문명 파멸될 것"

몬비오 "누가 나서겠지 지켜보기만 할 뿐"

미국 등 강대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와 환경파괴에 대해 비판하며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해온 저명한 진보논객 조지 몬비오가 인류의 문명과 환경의 미래에 대한 좌절감과 절망감을 토로하는 칼럼을 써 주목된다.

몬비오는 영국의 진보정론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이자 <도둑맞은 세계화> <사로잡힌 국가> 등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저자로 1995년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환경운동에 지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 수여되는 '유엔 글로벌500 상'을 받을 만큼 환경문제에 앞장서 왔으며, 실천적 대안이 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칼럼의 논조는 이례적이다.

그는 <도둑맞은 세계화>에서도 선진국 주도의 세계화라든가 환경파괴 등 세계적인 문제는 세계적인 차원에서 해결을 찾아야 하며,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대는 오히려 인간들이 행동에 나서기만 하면 되는 좋은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만큼 세계화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강대국이 주도하는 세상을 바꿀 절호의 기회로 이용하자는 독특한 해법을 내놓은 바 있다(☞관련기사:"
세계화에 반대하지 마라!").

그러나 몬비오는 30일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미 문명은 인간의 미래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린 채 끝나고 있는 것인가?"라고 절망적으로 물었다. 세계적인 문제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 초래할 무서운 결과를 '디스토피아적'으로 묘사한 어떤 책을 읽고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등 그는 인류를 향해 '최후통첩의 경고'를 던졌다.

"그렇게 심각한 문제라면, 누군가 나서서 뭔가를 할 게 분명하다"며 모두가 지켜볼 뿐인 현실에서 인류의 파멸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다음은
'Civilization Ends with a Shutdown of Human Concern. Are We There Already?'의 주요내용을 번역한 것이다.<편집자>

몇 주 전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까지 나온 환경관련 서적 중 가장 중요한 책을 읽었다. <침묵의 봄>, <작은 것이 아름답다>도 아니고, <월든>도 아니다. 어떠한 도표, 사실, 숫자, 경고, 예언, 심지어 주장도 담겨 있지 않은 책이다. 음울한 문장 역시 한 줄도 없다. 슬프게도, 이 점이 대부분의 환경 관련 서적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1년 전 출판된 소설인데, 당신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꿔줄 것이다.

생태계가 파괴된 후 인간만 있는 세상

코맥 매카시가 쓴 <길(The Road)>은 생태계를 잃어버린 세상에 인간만이 살아남아 잿더미 속에서 식량을 찾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조명했다. 매카시는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그 결과에 대해 추측할 뿐이다.
▲ 지난 10월25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기후변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관계자 회의. ⓒ로이터=뉴시스

그 상황에서는 기존의 모든 사회적 규범은 곧 무너지고, 조직적인 학살, 혼란과 공포가 닥친다. 생존자들이 달리 뭘 하겠는가? 남은 자원이라고는 인간 뿐이다.

매카시가 전제한 핵겨울이 닥치더라도 인류에게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저자가 시도한 상상은 기술적 자만에 빠진 인간에게 한가지 무서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생태계에 우리가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명은 생태계라는 피부에 붙어있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며, 환경 변화에 순식간에 휩쓸려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뒤 6주가 지난 지금도 나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주말 지구의 상태에 대한 유엔의 새로운 보고서를 읽고 난 뒤 몇 가지 숫자가 마음에 계속 걸린다. 특히 생산과 관련된 문제다.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고갈 임박

보고서에 따르면, 곡물 생산은 단위 면적 당 생산량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음식 낭비, 과식, 바이오연료, 육류 소비 등을 줄이지 않으면, 곡물 수요는 현 수준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관련기사: FT "세계식량위기, 30년만에 임박").

보고서에 따르면 곡물 생산을 늘리는 데 두 가지 제약 요인이 있다. 하나는 비료로 사용되는 인산이다. 더 임박한 문제는 수자원이다. 2050년 경 빈곤퇴치를 위한 유엔의 밀레니엄 개발 목표를 위해서는 곡물 생산에 필요한 수자원이 두 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수자원 부족은 많은 지역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 주요 하천의 10%가 더 이상 바다와 연결되지 못할 정도로 고갈되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5년 경 전세계 인구 중 18억 명은 절대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에 살게 된다. 수자원 낭비와 벌목 등이 수자원 부족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이다(☞관련기사: "북극 얼음, 23년 뒤 몽땅 사라진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유일하고 확실한 방안은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지만 다른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길 기다린다. "그렇게 심각한 문제라면, 누군가 나서서 뭔가를 할 게 분명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누가 우리를 행동에 나서도록 설득할 것인가? 정치권과 언론도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지속적인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더 멀리 왕래하고, 더 빨리 달리고, 더 높이 건물을 짓고, 더 많은 물건을 사들이는 일정으로 꽉차 있는 현실에서, 어느 누구도 이러한 습관에 제동을 걸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런 습관에 제동을 걸지 않으려 한다는 것은, 기업의 이해관계 그리고 상류층의 욕망 충족에 제동을 걸지 않는 것이다. 언론은 두려움과 광고 수주에 쫓겨 소비경제를 부추기고, 생태계를 외면하는 보도를 일삼을 뿐이다.

이미 우리는 후손들을 (파멸의) '길' 아래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태계가 위축되면서, 주인공의 신념이 무너지는 것을 매카시는 묘사하고 있다. 그런 현상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 이해관계에 대한 집착은 더욱 공고해지고,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현상이 부자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문명을 위기 속에 몰아넣기로 이미 결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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