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합동작전'…소말리아 연안서 해적 제압

美군함, 피랍된 북한 배 구조에 협력…부상자 치료도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된 북한 선박이 30일 구출되는 과정에서 미국 군함이 협력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져 북미관계에 훈풍을 예고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 군함인 제임스 E. 윌리엄스함은 이날 해적이 출몰했다는 첩보를 받고 헬리콥터를 출동시켰다. 이어 윌리엄스함은 납치된 북한 선박에 접근해 무선으로 해적들에게 무기를 버릴 것을 경고했다.

이 틈을 타 북한 선원들은 해적들을 제압했고, 다시 선박을 장악한 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항으로 선수를 돌렸다고 해군의 보고내용을 인용해 <AP> 통신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해적이 사망했고 5명이 붙잡혔다. 북한 선원들도 3명이 심한 부상을 입어 윌리엄스함으로 옮겨졌다.

한때 한국 선박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이 북한 선박은 지난 29일 밤 또는 30일 오전 모가디슈 연안에서 해적들에 의해 납치됐다. 이와 관련 바레인에 기지를 둔 미 제5함대의 리디아 로버스튼 대변인은 "우리는 조난신호를 접할 경우 돕는다"고 말했다.

미 해군 뉴스서비스 기관인 <NNS>도 <AP> 통신과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윌리엄스함이 30일 오후 피랍 현장에 도착하며 해적들에게 경고하자 해적들이 당황해 하는 사이 북한 선원들이 해적들을 물리치고 조정실과 기관실을 다시 장악했다고 전했다.

<NNS>에 따르면 북한 선원들은 해적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숨겨둔 무기를 꺼내 발사함으로써 해적을 제압했고, 윌리엄스함와의 교신을 통해 의료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미 해군 위생병 3명은 승선조와 함께 북한 선박에 올라 응급 처치를 했고 "기타 필요한 지원"도 했다. 그러나 부상이 심한 북한 선원 3명이 있어 치료를 위해 윌리엄스호로 옮겨졌다.

<AFP> 통신도 모가디슈에서 북쪽으로 400㎞ 떨어진 해변 마을 하라데레의 한 부족 원로를 인용해 북한 선원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돼 해적들을 제압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화물선은 설탕을 싣고 지난 20일 경 모가디슈에 입항해 화물을 하역한 뒤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