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인질로 가게 된 신하가 있었습니다.
출발하던 날 그는 왕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왕께서는 어떤 사람이 찾아와
시장 바닥에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고 있다고 말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믿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또 물었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뒤에 다른 사람이 달려와
똑같이 말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렇다면 약간 의심이 들겠지."
왕이 대답했습니다.
신하가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만약 그 뒤를 이어 세 번째 사람이 들어와
같은 말을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왕은 그렇다면 믿게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신하는 자신이 왕자를 따라 외국으로 가게 되면
이런저런 말로 자신을 모함하는 사람들이
셋보다는 많을 텐데
그런 말들은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것처럼
근거가 없으니 믿지 말아 달라고 청했습니다.
왕은 그가 말하는 뜻을 깨닫고
신하에 대한 어떤 유언비어도 믿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위(魏)나라 혜왕(惠王)과
방총(龐蔥)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방총이 걱정했던 것처럼
그가 외국으로 떠난 후
실제로 그를 모함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결국 혜왕은 그를 의심하게 됐고
방총은 왕자가 돌아온 후에도
자기 나라로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사람 셋이 모이면 시장에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삼인시호(三人市虎)'라는 말이 생겼는데요.
근거 없는 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저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이유로 내가 믿고 있는
'시장 호랑이'는 몇 마리나 되는지
한번 세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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