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군 당국이 15일 레바논 남부에 주둔한 유엔 평화유지군(UNFIL)을 공격하려고 계획을 세운 테러조직을 적발해 체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비(非) 레바논계 테러조직으로 알려진 이들이 공격하려던 곳은 한국군 동명부대가 주둔한 티르 지역 부근이어서 한국군에 대한 치안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레바논군은 이날 "레바논군 비밀 정보기관이 레바논 남부 UNFIL 부대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공격할 계획을 모의한 테러조직을 체포했다"며 "조사결과 이들은 UNFIL의 순찰로인 (티르 지역 부근의) 큰 도로를 따라 폭발장치 1개를 묻었다"고 말했다.
레바논군은 그러나 이 도로 매설 폭발장치는 불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조직이 구체적으로 어느 부대를 겨냥한 공격을 계획했던 것인지와 체포된 테러조직원 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레바논군은 이 조직이 같은 장소에 폭발장치 2개를 설치해 1개를 먼저 폭파한 뒤 UNFIL이 사건 조사와 수습을 위해 현장에 도착하면 나머지 1개를 터뜨리는 전형적인 폭탄테러 방식으로 UNFIL을 공격하려 했다고 레바논군은 설명했다.
레바논 남부 티르 지역에는 동명부대 350명이 지난 7월 19일 파병돼 현지 적응훈련을 마친 뒤 8월 11일부터 본격적인 임무 수행중이다.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UNFIL 전체 규모는 1만3500명으로, 지난 6월엔 남부 레바논에서 UNFIL 소속 스페인군 6명이 차량 폭탄테러로 숨진 적이 있다.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둘러싸인 동명부대
동명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는 지난해 7~8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이 전투를 벌인 지역으로 현재까지도 긴장이 풀리지 않은 곳이다.
더군다나 레바논 내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거점으로 만들어진 테러조직이 지난 6월 레바논 군경과 충돌한 이후 레바논군은 물론 UNFIL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이번에 체포된 조직도 그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분쟁을 취재하는 김영미 PD는 "티르 지역에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3곳(소규모 2곳, 대규모 1곤)이 있고 티르에서 북부로 한 시간만 가면 레바논 내 최대 규모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인 아인 알 휠레가 있기 때문에 티르는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둘러싸인 형국"이라며 "그 최전선에 우리 동명부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초까지 레바논에 머물며 팔레스타인 난민촌 무장조직과 레바논군의 충돌 사태를 취재했던 김 PD는 "이번에 적발된 조직이 레바논계가 아니라면 시리아계 조직이거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자생한 테러조직, 혹은 이라크에서 유입된 조직일 것"이라며 그들 때문에 동명부대의 치안이 위험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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