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고 나무를 팔아 생활하면서도
늘 책을 읽으며 공부하는 선비가 있었습니다.
선비의 학문이 깊다는 말이 퍼져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선비는 자신에게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남에게서 가르침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먼저 스스로 뜻을 깨우칠 때까지
책을 읽으라고 권하곤 했습니다.
한번은 어떤 사람이
선비를 찾아와 말했습니다.
"말씀하시는 뜻은 알겠으나
저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자 선비가 말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세 가지 여유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농사가 없는 겨울철과
하루의 일이 끝난 밤
그리고 비가 와서 일하지 못하는 날입니다.
그 때를 허비하지 말고 책을 읽으면 됩니다."
'위략(魏略)'이라는 책에 실린
후한(後漢) 시대 동우(董遇)가 한 말입니다.
누구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열심히 책을 읽으라는 뜻을 가진
'독서삼여(讀書三餘)'라는 말이
거기서 나왔습니다.
농사짓던 옛날에나 통하던 이야기지
직장 생활하는 요즘 사람에겐 맞지 않는 얘기라고요?
일터에 나가지 않아도 되는 휴가 때나
매일 퇴근한 후의 밤
그리고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일하지 않는 날을
'삼여(三餘)'로 삼아 보면 어떨까요?
자신에게 맞는 '독서삼여'는
누구라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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