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의 머리 위에 참새 똥이 떨어진 것을 보고
곁에 서 있던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참새에게는 불성(佛性)이 없는 모양이지요?"
스님은 참새에게도 물론 불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참새에게 불성이 있다면
어떻게 부처의 머리 위에 똥을 쌀 수 있느냐고
선비가 다시 묻자
스님이 말했습니다.
"부처가 자비로워서 살생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새가 솔개 머리에 똥을 싸는 것을 보셨습니까?"
송(宋)나라 때의 승려였던
도원(道源)이라는 사람이 지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신성한 부처의 머리에 새 똥이 묻는 것처럼
착한 사람이 수모를 당하거나
깨끗한 것에 오물이 묻는 것을 이르는
'불두착분(佛頭着糞)'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자비로운 부처는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운 솔개만 두려워하는
'참새' 같은 것들 때문에 생기는 일이지요.
주변에 그런 '새'들이 적지 않은데
착하고 깨끗한 사람이
그것들과 어울려 살려면
'불두착분'은 감수해야 한다는 이야기로도 새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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