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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와인 대부분, 발암물질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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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와인 대부분, 발암물질 가득"

KBS "에틸카바메이트 함유량, FDA 기준 7배 초과"

"와인바에서 와인을 서비스할 때 왜 먼저 시음하라고 따라줍니까? 그만큼 와인은 변질되기 쉬운 과일주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대형할인마트에서 요즘 수입포도주를 참 많이 팔고 있던데, 그거 다 맛이 간 겁니다. 수송 과정에서 유통비를 절감하기 위해 보존설비를 갖춰 이동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죠. 설혹 구입 단계에서는 변질된 게 아니라고 해도 와인 전용 보존 설비도 없는 가정에서 오래도록 아껴둔 뒤 나중에 마시게 되면 이미 변질된 것을 마시는 것입니다."

그는 "포도주는 보존설비가 없는 곳에서는 병입된 순간부터 변질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십년간 세계 유명 와인을 두루 섭렵해 보았다는 한 와인애호가의 말이었다. 처음에는 믿기가 힘들었다. 그럼, 국내에서 불고 있는 포도주 열풍은 허황된 마케팅의 산물일 뿐이라는 것일까.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와인은 2900만 병, 8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수입 와인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것을 팔고 마시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수입와인 71개 품목 중 세 종류 빼곤 모두 기준 초과

하지만 그의 말을 뒷받침하는 충격적인 뉴스가 며칠 만에 나왔다. 국내 시중에 유통 중인 수입 와인 대부분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는 '에틸카바메이트(우레탄)'가 다량으로 검출됐다고 KBS 9시 뉴스가 보도한 것이다.

11일 KBS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경화 의원에게 제출한 연구 용역 자료를 인용, "국내에 수입되어 유통되고 있는 수입와인 71개 품목 중 세 종류를 제외하곤 모두 에틸카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 권고 기준을 초과했다"고 보도했다.

에틸카바메이트 평균 농도는 109ppb로, 미국 FDA 권고 기준인 15ppb를 7배 이상 초과했다. 특히 조사 대상에는 최고 26배까지 초과한 제품도 있을 정도였다. 에틸카바메이트가 평균 1.4 ppb 들어 있는 김치에 비해선 80배 가까운 농도이다.

KBS는 "식약청이 하루 안전 섭취량을 계산한 결과, 수입산 와인은 반잔만 마셔도 하루 허용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국내에는 와인에 대한 에틸카바메이트 권장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식약청이 에틸카바메이트의 검출량을 감안해 하루 안전 섭취량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12.9 ~ 65.8g, 여성은 11.1 ~ 55.3g으로 나타났다. 이 범위를 초과해 마시면 위험하다는 뜻이다. 와인 한 잔은 평균 125g이기 때문에 반잔만 마셔도 하루 허용치를 초과하는 셈이다.

에탈카바메이트, 저장 및 숙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

보도에 따르면 에틸카바메이트(우레탄)는 식품 저장 및 숙성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이다. 다량 섭취했을 때 신장과 간에 손상을 줄 뿐만 아니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중추신경계와 위장관 독성이 있을 뿐 아니라 동물실험상 폐암, 유방암, 백혈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기간 동안 체내에 과량으로 노출되면 구토, 의식불명, 출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올해 초 에틸카바메이트의 발암등급을 상향 조정할 정도로 위험성이 특히 높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발효식품인 간장, 요구르트, 치즈, 차에는 극소량이 포함되어 있고, 알콜 음료인 포도주, 청주, 위스키 등에 주로 함유되어 있다.

KBS는 "에틸카바메이트는 와인의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물질로 저장이나 보관 중 온도가 높으면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저장이나 보관 중 온도를 낮게 유지하고, 포도를 재배할 때 질소 비료를 적게 사용하면 에틸카바메이트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갖춘 와인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장이 없는 실정이다.

와인전문가들도 와인은 온도와 습도, 빛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보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와인 보관 온도는 7~18℃가 가장 좋으며 습도는 60-80%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와인의 신선도에 손상이 가거나 향이 변할 수 있고, 너무 낮으면 특유의 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와인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가정이 많지만 너무 낮은 온도가 와인의 맛을 떨어뜨리고 습도도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냉장고의 진동에 의해도 성분 분해가 촉진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단 개봉한 뒤라면 다시 완전 밀봉하기도 쉽지 않아 더욱 변질되기 싶다는 것이다.

사실상 와인셀러(wine cellar)라는 와인 전용 냉장고 없이 유통되거나 보존되는 경우 포도주는 비싼 값을 주고 사먹을 만큼 멋과 건강을 함께 주는 주류가 아닌 것이다.

국내 1위의 대형할인마트인 이마트 관계자는 KBS 보도에 대해 "할인마트라면 전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이미 변질된 것이라든가, 발암물질이 많이 들었다는 것은 모르는 일이며, 수입업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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