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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손실 봤다니 … 벌써 수천억 벌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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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손실 봤다니 … 벌써 수천억 벌어줬다"

홍석주 사장 "투자수익률 7.2%"

외환보유액 일부를 운용해 나랏돈을 불려보자는 취지로 2005년 7월 설립된 한국투자공사(KIC)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국정감사용 자료가 최근 공개된 이후 '돈만 축내는 부실투자회사'라는 비난에 휩싸이자, 급기야 홍석주 사장이 지난해 9월 4일 취임 후 1년여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직접 진화에 나섰다.

한국은행과 재경부로부터 200억 달러의 자금을 위탁받은 처지인 KIC는 눈치볼 곳이 많아 가급적 인터뷰를 피해왔던 홍 사장이 간담회를 연 것은 다음주 시작될 국정감사를 앞두고 KIC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굳어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는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투자로 손실 난 게 아니다"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석주 사장은 지난해 51억여 원, 올해 69억여 원(추정치) 등 올해까지 누적 적자가 14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재경위 자료에 대해 "투자 포트폴리오에 따른 적자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어떤 회사든 처음 설립되면 인력 보충과 기반 확립에 많은 비용이 들게 마련"이라며 "손실은 이러한 경영상의 비용에 의한 것일 뿐 투자 포트폴리오는 문제 없이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자금운용이 본격화되지 않아 위탁수수료 수입이 몇 억 원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에 경영에 따르는 비용이 고스란히 적자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사장은 투자 수익률을 공개할 것을 주문했으나, 처음에는 "자금운용을 위탁받은 입장에서 밝힐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했으나, 문답 도중 엉겁결에 "7.2%"라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말았다.

즉각 이 수치는 KIC가 투자 포트폴리오의 모델로 삼고 있다는 '하버드대학기금'과 비교됐다. 하버드대학기금의 2006년도 투자 수익률은 16.7%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홍 사장은 "하버드대학기금은 현재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KIC는 채권과 주식에만 투자한 단계로 그것도 올해부터 본격 투자에 나서는 형편이기 때문에 결코 낮은 수익률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홍 사장은 자금을 위탁한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에 "벌써 수 천억 원을 벌어줬다"고 '부실 투자회사'라는 일각의 비난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KIC는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170억 달러와 재경부의 외국환평형기금 30억달러 등 총 200억 달러를 위탁받았으며 이중 채권 86억 달러, 주식 37억 달러 등 총 123억 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현재까지 투자 금액을 연 수익률 7.2%, 원.달러 환율 920원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투자 수익금은 8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IC의 투자금액 중 절반 이상이 투자가 시작된 지 6개월이 안돼 다른 기금과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200조 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올해 9월까지 수익률이 7.98%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는 게 KIC 측의 주장이다.

"펀드 오브 펀드로서의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좀 기다려 달라"

현재 KIC의 자금운용 기법이 한은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며 제기된 '이중수수료' 논란에 대해 홍 사장은 "KIC의 역할은 원래부터 '펀드 오브 펀드'의 성격을 가진 것"이라면서 "정확한 투자전략과 리스크 관리가 뛰어난 펀드 오브 펀드로서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2~3년만 더 인내하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창립 후 3년만인 내년 실적을 기준으로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 KIC에 대한 외부 시각은 매우 단기적이라는 불만이다.

또한 대부분의 자금을 아웃소싱하고 있어 수수료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홍 사장은 "싱가포르투자청(GIC)도 돈을 위탁받아 60%는 다시 위탁하고 있다"며 "KIC도 5년 이후 직접 투자 30% , 아웃소싱 70%의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사장은 향후 경영방향에 대해서 "궁극적으로 주식과 사모펀드,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하버드대학기금과 같은 모델로 가야한다"며 "운용자금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IC측은 한은과 재경부는 물론,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위탁이 가능해지는 국민연금 등 각종 기금으로부터 자금을 더 많이 위탁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모부터 밀리는 KIC '글로벌플레이어'로 살아남을까

사실 해외투자만 하도록 되어있는 '국부펀드' 성격인 KIC는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누리는 다른 공기업과는 달리 처음부터 해외금융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성과를 입증하여야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의 숙명을 안고 태어난 '국내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해외투자 전문 공공기관'이다.

이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는 KIC가 규모 면에서도 외국의 국부펀드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유 외환 보유액 등 공공 자금을 토대로 정부 기관이 중심이 돼 나랏돈을 불려보자는 취지로 설립한 펀드를 국부 펀드(Sovereign Wealth Fund)라고 하는데, 요즘 신흥부국들이 앞다퉈 국부펀드를 신설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29일 2000억 달러를 운용자금으로 확보한 중국외환투자공사(CIC)를 출범시켰다. 게다가 채권과 주식 등 전통적인 자산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등 매우 공격적인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74년 싱가포르 정부가 100% 출자해 설립한 국영투자회사 테마섹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1000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며, 지난 32년간 연평균 수익률 18%를 자랑한다.

국부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공사(ADIA)는 설립 후 30여년간 운용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한 차례도 없지만, 8750억 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헌재 국부펀드의 총 규모는 올해 3조 달러를 넘어서 1조 5000억 달러로 추정되는 헤지펀드를 크게 능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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