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 측은 3일 대통합민주신당 지도부가 이번 주말로 예정된 경선 일정을 미루고 14일 한꺼번에 몰아 '원샷 경선'을 치르기로 한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스스로 불공정 경선에 직접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후보 측 노웅래 대변인은 "동네 축구도 이보다 나을 것"이라며 이해찬·손학규 후보 측이 경선 일정 변경을 요구한 상황을 축구경기에 빗댔다. "전반전이 7대 1로 끝나니 체력보강을 하겠다고 후반전을 일주일 있다가 하자는 것과 같다"는 얘기였다.
노 대변인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인 지도부를 향해서도 "당 지도부가 경선 관리를 하는 심판인지 특정후보를 돕는 'X맨'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 후보 측은 경선 불참 등 강경 대응은 하지 않기로 수위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적 순위 1위에, 여론조사에서도 1위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결정에 불응해 '판을 깨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손 두 후보는 당장 정 후보 측 몰표가 예상되는 전북 선거를 1주일 유예해 둠으로써 '정동영 대세론'을 차단할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다. 지도부가 '선거인단 전수조사' 등의 추가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동원선거 사례 등 정 후보 측에 불리한 정황들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로써 '경선 도중 경선 룰 변경'이란 초유의 해법을 통해 통합신당의 경선은 겨우 파국은 면하는 모습이지만, 스스로 훼손한 '공정경선'의 원칙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 공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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