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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시기, 무조건 긍정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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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시기, 무조건 긍정해선 안 돼"

김탁환 역사팩션 <열하광인> 출간…드라마 '이산'과 함께 주목

"1792년, 정조의 혁신이 있었고 백탑파의 혁신이 있었다. 둘은 오랫동안 한 몸인 듯했으나 결국 다른 미래를 꿈꿨음이 분명해졌다. 강자인 정조는 약자인 백탑파의 세속적 문체를 비난했고, 문품을 더럽힌 책임자로 박지원을 꼽았다."('작가의 말' 중)
  
  대하소설 '불멸의 이순신'으로 잘 알려진 역사소설가 김탁환(39)씨의 역사팩션 '열하광인'은 조선 후기 사회를 무대로 당시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적 암투를 그린 작품이다.
  
  소설은 정조대왕이 '문체반정'을 일으킨 1792년에 초점을 맞춘다. '문체반정'이란 당시 내용과 형식이 상당히 자유로웠던 패관기서와 소품문을 멀리하고 진한(秦漢)의 고문을 모범으로 삼도록 한 일. 실학을 장려하고 인재를 등용해 문화의 황금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정조는 '열하일기'를 금서로 낙인찍었다.
  
  '열하일기'를 읽기만 해도 패가망신할 수 있는 삼엄한 상황 속에서 비밀리에 '열하일기'를 탐독하는 모임인 '열하광' 회원들이 괴한에 의해 잇따라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열하광' 회원은 의금부 도사 이명방, 실학자 이덕무, 이덕무가 친딸처럼 아끼는 여인 명은주, 역관 조명수, 걸승 덕천, 장사꾼 홍인태 등 여섯명. 그러나 이명방이 정조에게서 "'열하일기'를 탐독하는 자들을 적발하라"는 임무를 받자마자 회원들이 괴한에 의해 차례대로 살해된다. 그러면서 '유일한 생존자'인 이명방이 살인 누명을 쓰고 쫓기는 신세가 된다.
  
  작가는 끝부분에서 일련의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 오래 전 선비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시품평회에서 벌어진 사소한 해프닝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내며 조선 후기 고문으로 상징되는 보수 세력과 중국의 신문물로 대표되는 혁신세력 간의 갈등이 얼마나 깊었는가를 조명한다.
  
  이번 소설은 조선 후기를 무대로 개혁파와 수구 세력 간의 암투를 그린 '방각본 살인사건', '열녀문의 비밀' 등 이른바 '백탑파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작가는 조선 후기, 특히 실학파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박지원 등 조선후기 지식인들은 개혁의 방식과 지식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는 점에서 우리시대 지식인들과 비슷하다"며 "유난히 애착이 가고 감정이입이 잘 된다"고 말했다.
  
  작가는 또 "지금은 정조시기가 유난히 각광받고 있지만 어두운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며 "문체 반정은 정조와 북학파의 개혁 방향이 서로 충돌했던 결과다. 정조 시기를 무조건 우상화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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