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말 4연전 이후 여론조사에서도 정동영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손학규 후보 측은 초 비상사태로 돌입했다. 특히 19일 오전 후보사퇴설까지 제기되는 등 코너에 몰린 분위기가 역력했다.
손학규 후보 캠프의 김부겸 선대위부본부장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사퇴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진화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경선이) 국민은 어디에도 없고 각 계파 수장 휘하의 극소수 조직원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돈이 난무하고 '박스떼기', '버스떼기'가 판치고 동원과 줄 세우기가 승부를 가르고 있다"고 지도부의 강력한 대처를 주문했다.
손학규측 "금권동원선거 여러 제보 있다"
김부겸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후보 캠프에서 연 회견에서 "불퇴전의 각오로 국민 없는 국민동원경선에 투쟁하겠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당 지도부에 대해 △경선 관련 각종 의혹 사례를 조사하기 위한 진상 조사위를 구성하고 즉각적인 시정 조치를 취할 것 △조직·동원선거 방지책을 제시할 것 △국민 참여 활성화를 위한 전당적 조치를 강구할 것 등을 촉구했다.
김 본부장은 정동영 후보 측을 겨냥해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들이 오히려 자기들도 능력 있으면 해보라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이 쳐다보고 있는데 속일 수 있는가. 그들이 뱉어놓은 오만한 말이 어떻게 되돌아갈지 지켜볼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본부장은 '돈 선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캠프에도 어느 아파트에서 삼계탕을 대접하고 도자기 선물을 했다는 여러 제보가 있다"며 "현장에서 선거운동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보면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제기된) '버스떼기' 문제의 경우 버스기사가 자발적으로 몰고 왔겠느냐"며 "자가용을 동네 분을 태우고 왔다면 미풍양속이지만 이 경우는 돈과 관련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한편 여론조사를 10% 반영키로 한 당 지도부의 결정을 맹공하는가 하면 "최근 국민동원경선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한 '모바일 선거'를 했으나 당은 광고나 적극적인 홍보를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 모 후보의 끈질긴 요구 때문이라는 제보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학규 후보는 창당주역으로서 이 당의 전락한 모습에 분노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선은 완주한다"
이런 분위기 탓에 손학규 캠프가 '배수진'을 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후보 사퇴설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다.
이날 오전 CBS는 "손 후보가 후보 사퇴를 포함한 중대결심을 검토하고 있다"며 "손 후보는 19일 중 통합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당내 중진인사들과 회동을 갖고 후보사퇴 등 중대결심을 배수진으로 도움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명백한 오보"라며 "해당 언론사에 대해 캠프와의 확인 없이 보도한데 대해 강력히 문제제기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동원 경선에 대한 우려로 당 중진들이 만나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후보나 후보 외의 다른 관계자도 참석한 적 없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경선에 나온 사람이면 완주하는 것이 후보의 의무이고 책임"이라며 "이제까지 사퇴문제에 대해 논의하거나 대화를 나눈 적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경선을 앞두고 광주에 내려가 지지를 호소하던 손 후보는 19일 오전으로 잡혀있던 광주 망월동 묘역 참배를 전격 취소하고 18일 밤 귀경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대해 "광주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원들과 손 후보 간의 생각이 엇갈렸다"며 "손 후보는 오늘 밤으로 잡혀 있는 방송토론회 준비를 위해 올라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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