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잡아다 벌을 주었고
그것도 부족해 무당을 동원해 점까지 쳐가며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찾아냈습니다.
결국 누구도 왕에 대해
감히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왕은
자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태평성대가 되었다고 자화자찬을 하였습니다.
그 때 한 신하가 왕에게 말했습니다.
"지금의 상태는 진정한 태평성대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강물을 막는 것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둑으로 강을 막았다가 무너지면
결국 다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강을 위하는 자는
강물이 잘 흐르도록 해야 하고
백성을 위하는 자는
백성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기(史記)의 주본기(周本紀) 편에 실려 있는
서주(西周)의 여왕(厲王)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왕은 바른 말을 하는 신하의 말을 듣지 않고
백성들의 입을 틀어막다가
결국에는 쫓겨나고 맙니다.
이 이야기에서
백성들의 입을 막는 것은 강을 막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방민지구심우방천(防民之口甚于防川)'이란 말이 나왔지요.
많은 사람의 말길을 막으려는 건
흐르는 강물을 막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며
그런 자들의 끝은 별로 좋지 않다는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3000년 전의 이야기가 지금도 교훈을 준다는 것에
씁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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