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후보는 15일 제주도 체육회관에서 진행된 제주·울산 지역 선출대회에서 전체 유효투표 1만5658표 가운데 5265표(33.6%)를 얻어 2위 4089표(26.1%)를 얻은 손학규 후보를 1176표(7.5%)차로 따돌렸다. 그 뒤를 3414표를 얻은 이해찬 후보와 2890표를 얻은 유시민 후보가 이었다.
투표율 18.9%…당 안팎서 흥행참패 '경고음'
이날 경선에서는 전날 한명숙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낸 이해찬 후보가 손학규-정동영 두 후보 간의 선두주자 다툼에 파열음을 낼 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였으나 이 후보는 예비경선과 같은 3위 자리에 머무름으로써 실익을 챙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4위를 차지했던 유 후보가 첫 경선 직후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해 16일 강원·충청 지역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경선에서 이 후보가 제대로 된 '단일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위를 차지한 정 후보의 경우는 첫 경선에서 예상외의 낙승을 거둠으로써 '손학규 대세론'을 잠재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 후보는 "제주, 울산이 정동영을 1등으로 만들어 준 것은 12월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대적할 후보가 정동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고무됐다.
그러나 이날 승부에는 20%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투표율이 적잖은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다. 울산의 경우 18.1%, 제주의 경우 18.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에 조직력이 우세한 정 후보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결과 발표 이전부터 흘러나왔다.
손 후보는 "아쉬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낮은 투표율에 따라 조직과 동원 선거의 힘이 발휘된 결과"라고 일축했다.
전날 소위 '김한길 그룹'의 국회의원 14명과 최재천 의원 등 '천정배 그룹' 일부가 정 후보 지지 쪽으로 돌아선 것도 세몰이에 기여했다. '김한길 그룹'의 경우 지지할 후보를 정하기 이전부터 의원 1인 당 선거인단 1만 여명 모집을 목표로 세규합에 부심했다는 설도 들린다.
2002년 국민경선의 4분의 1도 못 돼는 최종 투표율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태풍 '나리'가 북상한 중인데다가 추석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벌초일까지 겹치면서 투표율이 낮아진 것이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신당 경선에 대한 냉소적 시각과 경선룰의 구조적 문제 등으로 앞으로의 흥행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정아 사건'이 여론의 주목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경선이 흥행에 실패한다면 어떤 후보가 선출되든 대중적 파급력은 미약할 것이라는 경고음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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