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국제유가 사상최고치 행진…배럴당 80달러 육박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국제유가 사상최고치 행진…배럴당 80달러 육박

중국-중동 원유수요 급증 따라 수급 불안 가중

지난달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앞으로 수개월 내에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을 내놓은 뒤, 이 예상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11일(현지시간)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물 가격은 74센트(1.0%) 오른 78.23달러로 마감했다. WTI가 기록한 이날 종가는 지난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가로 지난 7월 31일에 기록한 배럴 당 78.21달러보다 2센트 높았다.

한국 수입물량이 많은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이날 전날보다 76센트 오른 배럴당 72.21달러로 사상최고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해 8월 8일 기록한 72.16달러였다. 국내 휘발유 값도 들썩거리고 있다. 서울에는 이미 리터 당 1700원이 넘는 가격에 휘발유를 파는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OPEC 사무총장 압둘라 엘-바드리가 11일(현지시간) 하루 50만 배럴 증산을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유가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뉴시스

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2년만에 하루 생산량을 현재의 2670만배럴에서 오는 11월부터 50만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한 뒤에도 유가의 상승세가 계속됐다는 점에 시장에서는 당황하고 있다.

수급불안 가중, 투기자금 유입

그 원인에 대한 분석 중 가장 유력한 주장은 원유 수요 증가를 겨냥한 헤지펀드 등 투기자금이 원유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으며, 과거가 달리 수요 증가는 미국 등 서구권이 아니라 중국과 중동이 쌍끌이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00~2006년 전세계 하루 원유 수요 증가량 800만 배럴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양은 12.5%에 그치고 대신 중국이 32%, OPEC 산유국들이 2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수요 뿐 아니라 중동 산유국들의 대규모 석유화학 투자 등 산업투자가 늘어나면서 원유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OPEC 회원국들의 원유 수요는 이 기간 동안 하루 630만 배럴에서 810만 배럴로 급증한 반면, 같은 기간 OPEC의 생산 설비 증가량은 비슷한 수준이어서 사실상 수출량을 늘리지 못했다.

또한 OPEC 회원국들의 '여유 생산능력'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수급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2002년 초반까지 하루 500만 배럴 정도였던 여유 생산능력은 현재 10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졌다. OPEC의 50만 배럴 증산 결정에 시장이 실망감을 보인 것도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이 다가오기 때문에 하루 150만 배럴의 증산이 필요하다는 기대치에 훨씬 못미쳤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세계 제1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와 주목된다. 미국의 시사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10월호는 지난 2005~2006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서 74달러로 치솟아 고유가 행진을 이어갈 때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을 한 것은 유가가 오르면 생산량을 늘리는 경향과 다르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은 약 700만 배럴로 전 세계 수출 물량의 19%를 차지하며 여전히 원유수출국 1위를 기록했지만, 생산량은 지난해 봄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는 1995년에 개발을 포기한 카티프 해상 유전을 재개발키로 하는 등 새 유전을 찾기 위한 굴착·시추 사업을 3년 새 3배나 늘렸다. 이 때문에 기존 유전들이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의혹이 증폭됐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최대유전의 잔존 매장량에 대한 과학적인 추정작업도 실시됐다. 미 캘리포니아 대학(데이비스 분교) 컴퓨터공학 조교수 출신의 스튜어트 스태니포드 박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질 자료와 30여년간의 원유 생산량 추정치를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의 절반이 생산되는 가와르 유전에 대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이 유전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유전 북쪽의 원유층 두께는 1970년대 후반 150~160m였지만, 지금은 원유가 거의 고갈됐다는 결론이 나왔다. 아직 가와르 유전 남쪽엔 원유가 비교적 많이 남아있지만, 이처럼 매장량이 급속히 고갈되는 추세로는 원유시장 안정에 큰 역할을 해왔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급 조절능력도 곧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