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10월 9일 핵실험을 강행했을 당시 중국 정부에 20분 전에 통보했으며 이에 대해 중국이 '혈맹'으로서 체면을 구겼다며 몹시 분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11일 중국 공산당과 외교부의 현역 관료로 보이는 익명의 중국인 그룹이 작성한 내부 대북 보고서에 이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보고서가 북한을 이례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6.25 전쟁 이후 '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해온 중ㆍ북 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북 외교창구인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아시아국과 외교부 아시아국, 중국군사과학원 등 현역 관료 5명이 작년 가을부터 집필한 것으로, 북한의 마약 밀거래와 위폐 등 국가적 범죄와 김정일 정권이 붕괴되지 않는 이유 등에 관해 약 300쪽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때 베이징(北京)의 북한 대사관이 실험 약 2시간 전에 본국으로부터 "30분 전에 중국에 통보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대사가 이를 10분 늦춰 20분 전에야 중국 외무부에 연락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외교부로부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 대한 보고가 핵실험 직후에나 이뤄져 중국측이 체면을 구겼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조선이라는 망가진 전차 때문에 중국의 외교전략과 국제적 지위가 엉망이 된 점은 참을 수 없다"며 북한을 강력히 비판했다.
보고서에는 또한 1950년대부터 중국의 대북 경제원조액이 약 8천억위안(약 100조원)이 넘는다는 기밀 정보도 담겨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 국내에서는 공표되지 못하고 조만간 일본의 문예춘추사에서 '대북조선.중국기밀 파일'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책이 출판되면 중국 당국의 대응을 통해 중국의 대북 외교 현주소 등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와세다(早稻田)대의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 교수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대응이 솔직히 기술돼 있는 최초의 서적일 것이다. 새로운 사실들이 포함돼 있어 중국내에서 북한에 휘둘리는 데 대한 강한 반발이 느껴진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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