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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美대선 승부 가를 '히스패닉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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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美대선 승부 가를 '히스패닉 파워'

민주당 대선주자들, 사상 첫 스페인어 방송 토론회서 열띤 구애

2008년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히스패닉의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히스패닉은 라틴아메리카 출신으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미국인을 말한다. 이미 히스패닉은 미국 인구 중 15%로 흑인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4400만 명 중 1700만 명이 유권자이며, 내년 대선에서 1200만 명 이상이 실제 투표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히스패닉은 전통적으로 이민자에게 관대한 민주당 편이지만,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상당수 표가 공화당으로 가는 바람에 민주당은 쓴 맛을 봐야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불법이민자들을 합법화하는 이민개혁법안을 추진할 것을 약속하며 히스패닉 유권자 중 무려 40% 안팎의 표를 끌어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지난 6월 보수적인 공화당 의원들이 결사 반대하면서 상원 통과도 못하고 무산됐다. 결과적으로 '거짓공약'이 된 것이다.

민주당 대선주자들, "집권하면 이민개혁법안 반드시 성사시키겠다"

민주당 후보들은 이에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을 맹비난하면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임기 첫 해에 이민개혁법안을 재추진해 성사시키겠다고 일제히 공약하고 나섰다.
▲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가장 큰 지지를 얻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히스패닉 표심을 잡으려 애를 쓰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민주당 대선주자 8명 중 1명을 제외한 7명이 지난 9일 미국 최대의 스페인어 TV방송 유니비전이 주최한 토론회에 응한 것도 이러한 공약을 앞세워 히스패닉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스페인어 방송국이 대선주자 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어가 공용어인 미국에서 스페인어로 방송되는 토론회에 대선주자들이 참석한 것이다. 하지만 이 토론회는 스페인어로 방송이 되기는 했지만, 형평성 문제로 동시통역이 개입해 사회자가 스페인어로 질문하면 후보자들은 영어로 답하는 방식이어서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일부 후보들과 히스패닉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넬슨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 미국 전역에서 이 토론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46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440만 명이 히스패닉이었지만, 앞서 열렸던 ABC, CNN, FOX뉴스, MSNBC 등이 주최한 토론회 시청자가 평균 430만 명이었다는 점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 등 이른바 민주당 3강 후보들과 함께 히스패닉 최초의 미국 대통령을 꿈꾸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을 비인간적으로 대하는데 반대한다"고 유창한 스페인어로 밝혀 큰 환호를 이끌어냈다.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은 "집권하면 스페인어를 제2의 국가 언어로 만들겠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질새라 오바마 의원은 케냐 출신인 부친이 이민자로서 겪은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이민개혁법안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클린턴 의원도 "불법이민자를 돕는 사람을 처벌하는 이민법은 예수 그리스도를 처벌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대선 승부처 5곳, 히스패닉 표가 좌우"

이라크 철군 문제도 이날 토론회의 주요 쟁점이었다. 유니비전에 따르면 히스패닉의 3분의2가 이라크 전에 반대하고 있다. 이라크 문제는 이민개혁법안과 함께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등을 돌린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클린턴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미군을 철수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일부 미군이 아니라 전 병력을 6∼8개월 안에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금까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이다. 또 최근 <USA투데이>와 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히스패닉 중 4분의 3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2005년 19%에서 지금은 11%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이민개혁법안을 좌초시킨 공화당을 내년 대선에서 응징할 것을 벼르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통계다.

존스 홉킨스 대학 산하 히스패닉 유권자 프로젝트도 "히스패닉 유권자 절대다수가 이민개혁법안을 공화당이 가로막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내년 선거에서 공화당이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양당의 승부가 간발의 차이로 결정나는 격전지로 '히스패닉 표'에 따라 승부가 갈라질 곳으로 주목되는 플로리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뉴멕시코, 네바다 등 5개 주는 내년 대선에서 대부분 민주당의 승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공화당 대선주자들은 유니비전 주최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 사회자들이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민주당처럼 토론회에 나올 것을 요청했으나 선뜻 응하지 못하고 있다. 보나마나 이민자들을 냉대한 공화당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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