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 등 대통합민주신당 친노주자가 모두 예비경선을 통과함에 따라 '친노후보 단일화' 문제가 본경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이해찬 (14.37%), 유시민(10.14%), 한명숙 (9.42%) 후보는 손학규(24.75%), 정동영(24.46%)에 비해 최소 10%포인트 이상 뒤쳐지는 성적을 거뒀지만 세 후보의 득표율을 산술적으로 합할 경우 33.93%로 두 후보보다 앞서게 된다.
이들 세 후보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원론에는 이견이 없다. 유시민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친노 대 비노라는 도식은 적절치 않은 분류법이다. 의리와 신의가 있는 후보 대 그것이 없는 후보의 대결"이라며 "신의와 배신을 하지 않는 정책노선을 가진 후보들끼리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누가 주인공이 돼야 하느냐'를 두고 펼치는 세 후보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이해찬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누가 후보가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면서도 "기본적으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계승 발전할 수 있는 후보라야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게 큰 합의 사항"이라고 은근히 자신을 부각시켰다.
유시민 후보는 이날 오전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선거 시작 전에 여론조사를 가지고 후보를 뽑는 것이 아니다"며 "이제 국민에게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경쟁을 시작해서 가다보면 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명숙 후보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 사람으로 단일화 될 경우 밑으로부터 굉장히 폭발적인 힘이 나올 것"이라며 "포용의 리더십을 가진 한명숙이 단일 후보가 되고 이해찬 후보의 추진력, 유시민 후보의 패기가 양 날개가 돼 준다면 이번 대선에서 대역전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경선 전에" vs "첫주 경선 치러보고"
후보 단일화 시기에 대한 이견도 여전하다. 이해찬, 한명숙 후보는 '사표론'을 들여 본경선 전에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친노 주자 중 1위를 차지한 이해찬 후보는 보다 적극적이다. 이 후보는 "어제까지는 누가 통과될지 몰라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지만 이야기할 시점이 왔다"며 "이제 본경선 시작일까지 1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재촉했다. 한명숙 후보도 "참여 여부, 시기와 방식에 대해 협의해야할 시점"이라고 논의를 촉구했다.
반면 유시민 후보는 본경선 첫 주말 4연전을 치르고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첫 주 경선은 전체 유권자수의 한 8% 내외 정도 숫자라 나중에 사퇴하는 후보의 표가 사표가 되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한 첫 주 경선 정도는 해보고 단일화를 해야 뒤지는 후보들이 승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 후보는 "그 시점에 누군가가 1등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후보단일화 시기에 관한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이해찬·한명숙 후보) 두 분이 먼저 하고 2단계로 또 단일화 할 수 있다"고 한발 빼기도 했다.
한편 이해찬, 한명숙 후보는 후보 단일화의 멍석을 누가 깔 것인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 후보는 "이미 단일화를 제안했기 때문에 이제는 공이 저쪽(이해찬, 유시민)으로 넘어갔다. 그쪽에서 결단해야 될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한명숙 후보가 제의했으니 후보 단일화 논의는 한 후보가 주관해서 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제안이 들어온 것은 없지만 후보 단일화 취지에 후보들이 동의한 만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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