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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은 이명박과 전여옥 마음?"

'까칠한 농담' 오고간 李-朴 '화합오찬'

술잔은 부딪혔지만 마음은 녹지 않았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7일 이명박, 박근혜 양대 캠프의 핵심 초선 의원들을 여의도 한 음식점으로 초대해 '화합오찬'을 열었다. 경선 기간 동안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던 장본인들을 한 자리에 모아 화해를 이끌어 보려는 의도였다.

강 대표의 강권으로 성사된 이날 오찬은 상대를 향해 거침없이 포화를 가했던 전사들이 악수를 하고 술잔을 부딪치는 '그림'을 만드는 데에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양대 진영 인사들이 웃는 표정으로 주고받은 '까칠한 농담'에선 한 잔 술이 녹일 수 없는 단단한 벽이 느껴졌다.

"독한 소주로 마음의 회한을 씻자" 했지만…
▲ 경선 내내 날선 공방을 벌였던 '빅2' 양대 진영 의원들이 "그간 회한을 소주로 소독하자"는 강재섭 대펴의 제안에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속된 12시보다 일찍 도착한 강재섭 대표는 테이블이 마련된 방안을 혼자서 서성거렸다. 말은 "카메라 좀 받아보려고 일찍 나왔다"고 했지만 초청된 의원들이 오지 않을까 긴장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약속시간에 맞춰 유승민, 유정복, 이혜훈, 최경환, 곽성문 등 박 전 대표 측 후보들이 먼저 식당에 들어섰다.

박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최 의원은 강 대표가 내민 손을 잡으며 "요새 밥 먹을 데도 없는데 불러줘서 고맙다"고 했다.

곧 정두언, 주호영, 진수희, 박형준 등 이 후보 측 의원들도 속속 도착했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정두언 의원이 싱글벙글거리며 들어서자 유승민 의원이 "표정 관리 좀 하고 다녀라"고 말했다. 농담투였지만 일순 분위기가 냉각됐다.

머쓱해진 정 의원이 "머리를 좀 잘라야겠다"며 유 의원 머리를 만지자, 유 의원은 "내가 이발할 시간이 어디 있노"라며 정 의원의 손을 치우기도 했다.

유 의원의 '언중유골(言中有骨)' 시리즈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강 대표가 식탁에 놓인 방송국 마이크를 보며 "별로 할 말이 없다"며 "이심전심이 아니겠냐"고 하자, 유 의원은 "이심전심은 이명박과 전여옥 마음 아니냐"고 받아쳤다. 대표적 '친박' 의원으로 꼽혔던 전 의원이 경선이 시작되자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데 대한 불편한 심기가 녹아 있었다.

강 대표가 "이심전심의 또 다른 뜻은 이순자 여사가 심심하면 전두환 대통령도 심심하다는 뜻"이라며 상황을 무마하려 하자, 유 의원은 다시 "이명박이 심심하면 전여옥도 심심하다는 말로 해도 되겠다"고 응수했다.

농담이 오가는 사이 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진수희 의원이 가볍게 다리를 절룩이며 공방을 주고받았던 박 캠프 측 이혜훈 의원에게로 다가갔다. 이재오 최고위원과 지리산 등반을 하다가 다리를 삐었다고 했다.

이에 탁자 어디에선가 "발길질 너무 많이 해서…"란 혼잣말이 새어나왔다. 유 의원은 "등산 잘 하는 이재오 최고위원 너무 따라다니지 마요"라며 '쫑코'를 주기도 했다. 이에 진 의원은 "유 의원님이 나한테만 유독 뼈 박힌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가볍게 눈을 흘겼다.

분위기 수습은 강 대표 몫이었다. 강 대표는 "각자 하고 싶은 얘기가 수도 없을 줄 알고 억장이 무너지는 얘기도 다 하나씩 있을 줄 안다"며 "독한 소주로 마음 속의 음산한 회한을 씻자"고 했다.

강 대표가 "소독"이라며 잔을 들자 다른 의원들은 "으라차"라며 추임새를 넣었다. '마음을 소독하자'는 건배사에 박형준 의원은 "얼마나 더러워 졌으면 소독을 하냐"고 우스개 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날 강 대표와 초선 의원들은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만 총 6번 잔을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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