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는 21일 "지난 경선 과정에서 참 섭섭하고 '야 이 사람들이 이럴 수 있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 경선이 끝나도 못 잊을 것이란 생각을 했는데 경선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그 마음이 눈 녹듯 녹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며 "관대하게 모든 것을 풀어서 2007년 선거에서 국민이 바라는 정권 교체를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그런 사람이 더 애정이 가고 '최선을 다한 것밖에 더 있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경선이 끝난 이 시점에서는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다 하나가 되는데 부족함이 없고 내 자신도 일점의 편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혹시 상대 후보 측에 있었던 분들 중 '나는 안 될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분도 계실 텐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경선와중에 대립했던 박근혜 후보와 박 후보 주변 인사들에게 '화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 후보는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 억지를 좀 쓰면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이해를 하고 나는 이미 포용을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당 전체를 향해서도 "문제는 지금부터"라며 "경선이 길고 치열해서 경선이 끝나면 모든 게 끝났다는 착각할 수도 있으나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미처 해소되지 못한 의혹들을 의식한 듯 "경선과정에서 의혹이 많이 나와서 본선에서는 더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더 나올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오더라도 한나라당 후보로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밝힐 수 있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회창 대선후보가 2002년 선거를 할 때 나는 당시 서울시장이였는데 김대업이 계속 방송에 나오니 이 후보의 대쪽같은 삶에 계속 신뢰를 보내면서도 아들 하나쯤에는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었다"며 "그래서 제 3자에게 말을 할 때 열을 내고 얼굴을 붉히면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라고 하지 못하고 '들어보니 그렇지 않다더라' 식의 얘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회창 씨에게 문제가 있었다는 게 아니라 과연 주변 사람들이 확고한 신념을 갖고 대했겠느냐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당에서도 확신과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재오 "6~7월에는 솔직히 아침에 눈뜨기 겁났었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6월~7월에는 아침에 눈을 뜨기가 겁이 났다"며 이 후보 관련 의혹들이 봇물처럼 터지던 당시 조마조마했던 심정을 소회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 <뉴스레이다>,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등에 연이어 출연해 "경선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땅이다 뭐다 매일 터지니까 오늘도 뭐가 또 터질까, 그것을 막고 '아이고 이제 끝났구나' 하면 또 터지고…. 그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 최고위원은 경선이 당초 이 캠프의 예상보다 박빙으로 끝난데 대해 "참모들과 예상을 해 보는데 1만1000표~1만7000표라고 이야기할 때 나는 2300표로 이긴다는 예상을 했다"면서 "검찰 수사발표 이후 여론조사를 했는데 대의원과 당원은 우리가 이기는데 국민참여 선거인단은 서울을 제외하면 전 지역에서 우리가 졌다"고 말했다.
그는 "종합을 해 보니 '이거 박빙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도곡동 땅에 대한 검찰의 발표가) 막판의 표 쏠림을 막아 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가 당심에서 졌다고는 보지 않는다. 국민참여 선거인단은 당심이 아니다. 열린우리당 사람이나 민노당 사람들의 역 선택이 얼마든지 가능했다. 이를 당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경제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후보가 수많은 네거티브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켰다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선대위원장 제의 여부에 대해 그는 "우선은 제1순위로 박근혜 의원에게도 부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본인의 '백의종군' 말씀은 정권교체를 위해 당의 화합에 기여하겠다는 뜻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내포돼 있다고 보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는 "박근혜 후보가 백의종군을 해 주는 것 자체가 당의 화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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