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사퇴 주장은 가장 저급한 정치공세"
이날 오후 여의도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이 중차대한 경선을 앞두고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검찰 발표와 박근혜 후보 측의 공격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입을 뗐다.
그러나 전선은 검찰이 아닌 여권 앞에 그었다. "전당대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자 당황한 이 정권은 정권을 내놓지 않으려고 만만한 후보를 선택하기 위해 강한 후보인 저를 낙마시키려고 갖은 공작을 다 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후보는 오히려 검찰에 대해서는 "검찰도 모든 검찰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잘못된 정치 검찰의 행태일 뿐"이라고 감쌌다. "묵묵히 공직에 헌신하는 다수 검찰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검찰 발표를 토대로 이 후보의 '후보 사퇴'를 주장하는 박 후보를 향해서도 "자중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 후보는 "후보 사퇴 주장이야말로 가장 저급한 정치공세"라며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9회 말 투아웃까지 온 경선을 무산시키려는 기도는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고 당원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쏘아 부쳤다.
이 후보는 "경선 투표 3일 전에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나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경선 이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을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며 박 후보의 '경선 불복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기자회견 전 박희태, 김덕룡 두 선대위원장도 "후보 사퇴 요구한 사람이 경선에 승복할 수 있겠냐"며 경선 판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2002년에도 탈당해서 대선 2개 월 전에 다시 입당한 경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후보의 탈당 경력을 거론하기도 했다.
당의 분열 가능성까지 인정한 이 후보는 "될 사람을 압도적으로 밀어달라"는 호소로 회견을 마무리 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당의 분열을 막고 본선에서 압도적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오늘 TV 토론 전까지 사과해야 한다"며 이날 밤 11시까지 박 후보 측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사과를 하지 않아도 TV 토론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덧붙여 갈등 심화가 경선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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