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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측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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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측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했다"

한나라당 경선 D-3, 李-檢 칼끝 대치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을 사흘 앞두고 이명박 후보 측과 검찰이 정면 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오후, 검찰은 이 후보가 실소유주로 의심을 받고 있는 도곡동 땅과 관련해 "더 밝힐 내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도곡동 땅은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은 씨의 소유"라는 이 후보 측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전날 검찰의 발표에 이 후보 측이 "정치검찰"이라고 들고 나온 데 대한 맞대응 격이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16일 다시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했다"며 날을 세웠다.

"검찰, 여권의 집권 연장 프로그램에 협조"

검사 출신의 박희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어제 검찰 측의 발표는) 검찰의 역사와 전통에 비춰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굉장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처음부터 '이상은 씨 땅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모호한 발표를 내놓은 것이나, 휴일인 15일 오후 7시께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다른 자료가 있는 것 마냥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 등이 모두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검찰이 "지금까지는 지난 발표 내용 외에 더 이상 사실 관계를 밝히지 않았으나 계속 장외 비난이 이어지면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다음 날인 16일, <조선일보> 에는 "이 후보와 이상은 씨의 재산관리인이 이영배 씨가 도곡동 땅의 매각대금 중 이상은 씨의 몫을 금리가 낮은 보험 상품에 장기로 묶어두면서 이 원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 후보와 관련이 있는 회사에 투자금으로 사용한 단서가 있다"는 검찰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됐다.

이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한 마디로 말해서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상은 씨의 예금을 담보로 돈을 대출 받은 바가 없으며, '이 후보가 관계하고 있는 회사'도 없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다스나 BBK를 이 후보 관계 회사로 볼 사람도 있으나 이 후보는 이 회사들의 주식 한 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덕룡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검찰이 검찰이기를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며 "검찰이 여권 공작의 전위대로 전락했다"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여권이 집권 연장 프로그램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많이 갖고 있는 만만한 후보를 선택하고 싶어 하고 그 공작의 하나로 이 후보를 낙마시키려고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여권 공작설'을 강조했다.

이 후보 캠프의 좌장역할을 맡고 있는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지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후보는 "우리는 정권 교체기마다 검찰이 어떻게 권력에 부화뇌동하고 주구가 되며 정치검찰로 변신했는가를 똑똑히 보고 있다"며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치고 빠지고 흘리고 빠지고 한나라당 경선을 깨겠다는 정치 검찰의 청와대 권력에 총대 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캠프 핵심세력들이 검찰을 정면 겨냥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이 후보가 직접 검찰의 발표를 '경선 개입'으로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캠프 내에서는 검찰 측의 발표를 정면 반박할 자료 수집에 나서는 한편, 일부 의원들은 이날 보도와 관련해 조선일보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이날 12시 25분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이명박 후보와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정정 기사를 통해 "16일자 보도 내용은 잘못된 보도이기에 바로 잡는다"고 밝혔다.

이재오 "李 캠프, 중대 결심할 수도"

검찰을 조준했던 칼날은 곧 검찰 발표를 토대로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박 후보 측으로 돌아갔다. 박 후보 측이 검찰과 합작한 여권의 농간에 놀아나 한나라당 경선 판을 깨고 있다는 요지다.

박 위원장은 "이미 패색이 짙어져서 다른 방도로는 물리치기 힘들다는 몸부림으로 이해를 한다지만 이제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며 "세간에는 사퇴 주장이 다음 중대 조치를 취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후보사퇴 촉구까지 한 사람들이 승복하겠나"며 "승복 안하면 탈당하거나 그것도 싫으면 경선 불복하는 거밖에 더 있나"고 말했다.

양대 진영 간 균열이 경선이 끝난 후에도 회복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고 그렇다면 경선 후에 한나라당이 분열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은 당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에 이 의원은 "이렇게 되면 나는 살아온 대로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고 이는 내가 속한 진영 캠프가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중대결심'의 진의에 대해 박 위원장은 "나는 그 뜻을 모르겠다"며 "우리는 끝까지 아름다운 경선을 치르겠다"고 진화했지만, 경선 막바지에 다다른 한나라당 내에는 검찰 수사의 파장이 결국 한나라당을 내홍으로 몰고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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