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전국의 수해지역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쳐왔던 중국 음식점들이 올 여름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북한에서 무료로 자장면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추진,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5일 서울 강동구 중식업연합회(회장 양영근)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북한 전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크다는 보도를 접하고 북한 수해돕기 봉사활동을 추진키로 하고 통일부에 방북허가를 내 줄 것을 요청했다.
양영근 회장은 "북한 수해에 관한 언론보도를 보고 전날 회원들이 모여 북한 수해돕기 활동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통일부에 1차 문의는 해 둔 상태이며 16일 오전 정식으로 방북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중식업연합회는 147개 중국음식점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1990년대 말 경남 김해 한림면 수해현장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현장, 충북 진천 수해현장 등 전국을 돌며 재해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2000년에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를 통해 북한에 밀가루 1천 포대를 보내기도 했으며 2004년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때는 북한에 직접 들어가 봉사활동을 하려다 정부허가가 나지 않아 포기했다.
이들은 방북 허가를 받으면 20~30명 규모로 봉사단을 꾸려 장비를 실을 화물차 1대와 버스 1대 등 차량 2대를 이용해 방북한 뒤 3~4일 가량 수해지역에 머물며 5천여 명 분량의 자장면을 만들어 북한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생각이다.
양 회장은 "10여 년간 무료로 자장면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동식 조리도구와 차량 등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어 허가만 난다면 당장 오늘이라도 출발할 수 있다"며 "북한이든 남한이든 수해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언제나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에는 이달 7일부터 12일까지 내린 집중호우로 수백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6만 3천여 가구의 집이 무너지거나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입었다.
■ 美 "北 집중호우 피해 유엔통한 지원 검토
미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집중 호우로 수만명의 이재민과 엄청난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유엔 채널을 통해 어떤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와 정례브리핑에서 "많은 북한 주민들이 잇단 홍수로 극심한 인도주의적 재난에 처해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또 "북한이 유엔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측 관계자들이 그 문제와 관련해 유엔측과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매코맥은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를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접근할 것"이라면서 "지금 당장 우리가 지원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치 않지만 미국이 도울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본부에서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를 취임 후 처음으로 만나 북한의 수해에 위로의 뜻을 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박 대사는 반 총장의 위로 및 인도주의적 지원 협력의사 표명에 사의를 표시하고 유엔과의 이러한 협력이 계속되도록 반 총장과 긴밀한 대화 유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날 "최근 발생한 북한의 홍수 피해가 막대해 지난해 피해보다 더 큰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북한 당국이 WFP의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유엔 조사단이 며칠 후 평양과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이후 집중호우로 북한에서 많은 이재민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면서 8월12일 현재 수백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으며 3만채 이상의 가옥이 붕괴되고, 6만3천3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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