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맹세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나라로 도망쳐 온갖 고생을 한 끝에
그 나라 왕의 도움을 받아 직접 군대를 이끌고
자기 나라와 싸워 이겼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형을 죽인 왕은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왕의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꺼내
채찍으로 300번이나 때려 뼈를 산산조각 내었습니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그는
도망친 그 왕의 아들까지 찾아 죽이려고
사방으로 군대를 풀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그의 절친한 친구 하나가
그가 지나쳤다고 깨우치며
자제할 것을 충고하는 편지를 보내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네."
춘추시대(春秋時代) 초(楚)나라 사람이었던
오자서(伍子胥)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없는 상황을 말하는
'일모도원(日暮途遠)'이라는 말과
어떤 일을 도리에 어긋나게 억지로 처리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왜 이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끝내는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도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어떤 재벌 회장이 했다는 말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였던가요?
초조한 마음은
언제나 무리한 행동을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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