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표단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협상에 참가한 탈레반 대표는 11일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내일 안으로 어떤 형태로든 긍정적인 결론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프간 정부가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협상에서 인질 21명과 탈레반 수감자 21명의 맞교환을 제시했으며 1단계로 요구한 8명 수감자 석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8명 맞교환이 성사되면 나머지 13명의 교환도 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한국 정부가 이들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고 본다"고 말해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로부터 수감자 석방에 대해 언질을 받았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몸값 요구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응에 만족한다"며 "협상이 긍정적으로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P 통신도 이날 탈레반 측 협상단 대표인 물라 카리 바시르가 한국 정부대표와 대면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인질들이 풀려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오늘 또는 내일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도 "탈레반의 두 협상 대표가 협상 결과에 긍정적이며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요구를 받아들이면 인질은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 자지라 방송도 "대면협상 결과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석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대면협상이 급물살을 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탈레반 협상대표의 이런 일방적인 발표는 탈레반이 자신의 의도대로 협상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여론몰이를 하려는 협상 전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협상이 결과적으로 틀어질 경우를 대비해 탈레반은 자신들의 적극적인 협상자세를 먼저 언론에 흘림으로써 아프간과 한국 정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협상결렬의 책임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탈레반과 대면협상에 미군 관계자도 배석"
한국인 인질 문제를 풀기위해 10일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에서 열린 한국 정부와 탈레반 대표간 대면협상에는 미군 관계자도 배석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협상 중개역을 맡고 있는 가즈니주 간부가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협상 관계자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인질석방 조건으로 수감중인 탈레반 요원의 석방을 제시한 탈레반측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금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탈레반측은 이날 대면협상에서 바그람 미군 공군기지에 수용된 탈레반 병사 3-4명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고 마이니치는 밝혔다.
■ 靑, 인질석방 첫 직접접촉 확인
청와대는 11일 "한국시간으로 어젯밤 늦은 시간에 우리 측과 무장단체 측과의 최초 대면접촉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피랍자의 안전과 직접접촉의 성과를 위해 더 이상의 구체적인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1차 대면접촉은 끝이 났지만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추가 접촉을 계속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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